(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오는 4월 대규모 주식 배당금 지급 시기가 돌아오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수급 영향을 가늠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미국 국채금리 급등세에 달러-원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외국인 배당금 관련 역송금 물량이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재료로 작용할지 관심이 크다.

23일 연합인포맥스 배당금 지급 일정(화면번호 3456)에 따르면 이달 24일부터 4월까지 주주총회를 열고 현금배당 지급일을 명시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기업들의 배당금 지급 총액은 약 17조 원 수준이다.

이중 외국인 지분율에 따른 외국인 배당금액은 9조 원에 육박한다.

그러나 실제로 지급되는 배당금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주총 일정이 진행 중인 가운데 아직 배당 지급일을 정하지 않은 기업들의 배당금을 합하면 전체 배당금액은 약 34조8천억 원으로 큰 폭 증가한다.

금융시장에서도 4월 현금배당액이 31조5천억가량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외국인 배당금은 약 15조 원으로 뛴다.

특히, 7조7천억 원 이상의 외국인 배당금 지급이 예정된 삼성전자의 배당 지급예정일(16일)이 주목된다. 삼성전자 지급일이 있는 4월 셋째 주를 전후로 환시에 물량 압박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배당금 기준 상위 20개 기업(단위: 백만 원)>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올해 외국인 배당금 수준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감소했으나 배당 성향이 커졌기 때문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대규모 역송금 수요에도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미국 국채금리 급등세가 재개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진다면 환율에 추가 상승 압력을 줄 수 있지만, 역송금 수요는 하단을 지지하는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김효진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4월은 계절적으로 외국인 배당금 지급이 환전 수요 확대로 이어진다"며 "국내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은 미중 분쟁과 코로나19에 감소했으나 배당 성향을 높이며 현금 배당금은 오히려 증가해 시장은 올해 4월 31조5천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그는 "배당 수지 적자는 원화 약세 요인이지만, 4월 전후 달러-원 흐름을 짚어보면 달러 환전 수요 확대는 달러-원 추가 급등보다 하방을 지지하는 배경이 될 것"이라며 "지난 5년간 4월 달러-원 환율은 모두 상승했지만, 상승폭은 평균 14원으로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3월 말을 지나면서 분기 말 네고물량이 먼저 달러-원 하단을 낮출 것으로 보여 역송금 수요는 낙폭을 되돌리는 수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도 "일단 분기 말을 앞두고 중공업체 수주 소식이 꾸준히 들리는 가운데 네고물량 등이 상단을 누르는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레인지는 크게 바뀌지 않는 가운데 4월 배당금 지급이 시작되면 환율은 바닥을 다지고 올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역송금 물량 부담이 큰 만큼 배당금 지급 1~2주 전부터 미리 관련 물량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sska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0시 0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