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이민재 노요빈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연간 성장률이 3%대 중반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최근 경제 회복에도 회복세가 안착했다고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지금 단계에서 정책 기조 전환을 고려하기는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5일 4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의 대규모 부양책 등 대외여건이 개선되고 국내 수출과 설비투자 개선세도 당초 전망보다 확대되고 있다"며 앞으로 이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고, 지난달 집행된 추가경정예산도 내수진작에 일정부분 기여할 것으로 평가했다.

이 총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고 백신 접종 속도도 우려스러운 점 등 불확실성이 아직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3%대 중반 전망은 현재보다 상황이 더 크게 악화하지 않고 백신 보급도 하반기에 큰 차질이 없을 것이란 점 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경제 회복세에도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 전환을 고려하는 것은 이르다고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가 견실한 회복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완화 기조를 유지한다고 금융안정을 안 본다는 것은 아니고 금융 불균형에 문제는 늘 유의하고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잠재성장률에 대해서도 코로나19 위기 이전보다 낮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아직 종식되지 않아 잠재성장률을 추정하는데 불확실성이 있다"면서도 "지난 1년간 코로나 충격에 고용 사정이 악화됐고 서비스업 생산능력이 저하된 여건을 감안하면 이전보다 훨씬 낮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같이 구체적인 수치와 기간을 제시하는 포워드 가이던스에 대해서는 반드시 바람직하다고는 볼 수 없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가 기축 통화국도 아니고 소규모 개방경제의 입장에서 국내 경제의 해외의존도가 상당히 높다"며 "대외여건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아 이같은 포워드가이던스 채택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정 지표의 움직임에 의존해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것보다 성장과 물가, 금융안정 상황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책을 결정한다는데 포워드 가이던스의 목적이 있다"며 "한은도 시장과 경제주체와도 긴밀히 소통하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현재의 경기상황에서 통화정책 완화 유지가 필요한 만큼 가계부채는 건전성정책을 통해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암호자산에 대해서는 지급 수단으로 사용되는 데는 제약이 아주 많고 내재가치가 없다며 여전히 우려 섞인 시각을 유지했다.

한편, 이 총재는 최근 국고채 3년물 금리 상승에 대해 미 국채금리 상승에 주로 영향을 받는 가운데 외국인 국채선물 순매도도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다만, 은행 대출 금리에 영향을 주는 단기금리가 큰 변동성없이 안정된 수준을 유지하면서 전반적인 은행권 대출금리는 상승폭이 제한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가계대출 금리는 다소 상승했다"며 "시장금리가 추가 상승할 경우 대출금리에 영향을 주고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채무부담이 커질 수 있어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다.

환매조건부채권(RP) 매각용 국고채 단순매입 필요성은 일축했다.

이 총재는 "단기통안증권 발행과 통안계정 활용을 통해 유동성을 조정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며 "RP매각 대상증권 확충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이 목적으로 국고채 매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고채 단순매입도 계획대로 실시할 예정이라며 시장 상황을 봐가며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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