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국내 기금들의 재정상황이 앞으로 더 나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감사원에서 제기됐다. 앞으로 5년간 32개의 기금이 적자를 볼 수 있어 대응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31일 감사원이 공개한 '2020회계연도 국가결산 검사 및 감사 활동 결과'에 따르면 앞으로 5년간 조정기금수지가 적자일 것으로 예상되는 기금은 32개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27개에서 5개가 추가될 전망이다. 국내 기금의 적자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조정기금수지는 감사원이 기획재정부가 산정하는 기금수지를 보완한 것이다. 기존 기금수지는 자체 수입에 사업비와 운용비 등 지출을 빼 계산한다. 감사원은 여기에 실질적인 자체 수입·지출로 볼 수 있는 정부 내부거래를 넣었다.

적자가 아니더라도 지난 5년보다 연평균 조정수지가 악화하는 기금은 40곳으로 전망됐다.





주택도시기금, 고용보험기금, 중소벤처기금 등이 금액적으로 수지가 많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농지관리기금과 영화발전기금, 석면피해기금 등은 적자이면서 비중 하락이 예측됐다. 수입이 사업비 증가분을 따라가지 못해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처럼 수지가 악화하는 기금 중 근로복지기금과 농지관리기금, 방송통신기금, 석면피해기금, 영화발전기금, 정보통신기금 등은 여유자금 등을 자체 재원으로 충당해 수지를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문화재기금, 사학진흥기금, 응급의료기금, 축산발전기금, 농수산업자보증기금 등은 전입금, 예수금 등을 활용할 방침을 전했다.

다만, 나머지 기금들은 자체 수입 확충방안과 사업 구조조정 계획 등을 '중기 기금운용 전망' 등에 일부 기재할 뿐 세부적인 계획을 마련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기재부가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에 기금 수지 개선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작성기준·양식·대상 등을 정하지 않고 자율에 맡긴 것이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앞으로 기금의 수지가 악화하는 만큼 이행상황을 관리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감사원은 "정부 내부거래를 모두 제외해 통합재정수지 방식으로 산정하는 현 기금수지는 개별 기금의 수입·지출구조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재정정보로 활용하기에는 일부 한계가 있다"며 "조정수지를 기금 재정관리를 위한 보완지표 등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금 재정수지가 악화했거나 악화가 예상되는 기금 사례들을 면밀히 분석해 기금수지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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