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최근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가 큰 폭 상승하고, 항만 병목현상 등에 운송이 지연되면서 기업의 생산활동 관련 리스크가 증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9일 '지역경제보고서(2021.6)' 내 이슈 모니터링에서 최근 기업 생산 활동과 관련된 리스크 증대가 국내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파악하기 위한 설문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전했다.

한은의 15개 지역본부에서 전국 465개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한은은 생산 차질과 기업의 비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 가격 전가로 인한 판매가격 인상 등 여러 경로를 통해 경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원자재 가격 변동과 ▲해외 물류비 상승 및 운송 지연 ▲부품 조달 관련 애로 사항을 중심으로 기업 생산활동 리스크를 살펴봤다.

비철금속과 곡물 가격은 저점 대비 60% 이상 상승했고, 원유는 배럴당 60달러대를 회복했다. 글로벌 해상 운임도 예년 평균 대비 3배 수준으로 급등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체가 주로 사용하는 원자재의 계약 가격은 작년 평균보다 상승했고 이로 인해 대부분의 제조업체(83.3%)가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제조업체는 원자재 외 원가를 절감하거나(53.8%) 판매 가격 조정으로 가격을 전가(49.2%)해 대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가격 전가로 대응하는 제조업체 중 절반에 가까운 업체가 상품가격 전가율이 20%가 넘는다고 응답했다"며 "이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물가에 대한 상당한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국내업체가 해외 거래 시 주로 이용하는 운송 수단은 해운으로, 수입업체 중 32.3%는 물류비가 작년 평균보다 20% 이상 올렸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평상시보다 수입은 약 17.4일, 수출은 13.8일 운송이 지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부품 조달의 경우에도 제조업체의 33.3%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달이 어려운 품목은 전자부품(51.8%)과 일반기계(31.3%), 금속가공(18.1%) 순이었다.

특히, 전자부품 중에서는 차량용 비메모리 반도체가 39.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한은은 "부품 조달이 어려운 업체 중 67.5%가 재고량이 2개월분이 되지 않았고, 전자부품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업체 중 절반 이상인 52.4%가 1개월분 미만의 재고량을 보유하고 있었다"며 "이들은 부품 조달 정상화 시기를 내년 이후로 응답해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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