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금 가격이 달러화 약세 등을 바탕으로 2%에 가까운 급등세를 보였다. 달러 인덱스는 위험선호 심리의 강화 등으로 한 달 만에 최저치 수준까지 하락하는 등 약세를 보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존의 초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다.

29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 선물은 31.20달러(1.7%) 상승한 온스당 1,835.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팩트셋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이후 종가 기준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일 상승 폭도 지난 5월6일 이후 최고 수준으로 집계됐다.

연준이 상당 기간 인내심을 가지고 초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하겠다고 밝히면서 달러화가 강세 흐름을 되돌리고 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한때 전장보다 0.43% 하락한 91.856을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가 91선으로 하락한 것은 지난달 30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처음이다.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에 자산 매입 축소를 일컫는 테이퍼링에 대한 근거를 마련했지만 명확한 시간표는 제시하지 않았다. 연준이 당분간 비둘기파적인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점쳐지면서 달러화에 대한 차익실현이 가시화됐다.

예상치를 밑돈 미국의 경제성장률도 달러화 약세를 부채질하며 금가격을 지지했다. 미 상무부는 이날 계절 조정 기준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연율 6.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8.4% 증가보다 크게 낮았다.

달라화 약세는 금가격에 우호적인 요인이다. 달러화로 표시되는 금 가격이 해외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어서다.

오안다의 선임 분석가인 에드워드 모야는 "실망스러운 경제지표는 미국 경제 회복이 지체되고 연준의 초완화적인 통화정책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면서 금 가격이 급등했다"고 진단했다.

울프팩 캐피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제프 라이트는 연준이 발표한 내용 가운데 새롭게 덧붙일 게 없다면서 테이퍼링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일정은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리도 2022년까지는 현 수준을 고수할 것이고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데 대해서는 아무도 믿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금가격은 이날 비둘기파적인 연준의 발표 내용, 미국의 주간실업보험 청구건수, 예상치를 밑돈 미국의 성장률 등 경제적 요인으로 상승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액티브 트레이드의 선임 분석가인 리카르도 에반젤리스타도 "이날 달러화 약세는 달러로 표시되는 금의 가격을 뒷받침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풀이했다

neo@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3시 2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