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영 특파원 = 미국 국채가격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테이퍼링 시기를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지만 조만간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키면서 혼조세를 보였다.

미 연준이 11~12월경 테이퍼링을 시작할 것이며, 경제 상황이 진전될 것이라는 기대에 10년물 국채 수익률과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나란히 올랐다. 반면, 2년물 수익률은 다소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29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각)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거래일 4시 기준보다 4.39bp 오른 1.272%를 나타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 4시보다 3.43bp 오른 1.918%를 나타냈다.

반면,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 4시보다 1.18bp 내린 0.203%를 기록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거래일 101.3bp에서 106.87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장초반 채권 시장은 전일 FOMC에서 미 연준이 미국 경제상황이 진전되고 있다고 평가한 데 주목하며 테이퍼링 기대를 나타냈다.

늦어도 올해 11월에는 테이퍼링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지면서 시장 참가자들은 8월말 잭슨홀 심포지엄과 9월 FOMC 정례회의에서 테이퍼링 시그널이 구체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FOMC 성명서와 파월의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9월 테이퍼링 결정은 아니겠지만, 11월이나 12월에는 테이퍼링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읽었다"고 말했다.

PNC의 거스 포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자산매입 축소에 있어 테이퍼링 시계를 시작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티파니 와일딩 핌코 이코노미스트는 "이르면 9월에 첫번째 채권매입 축소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며 "12월이 가장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의견을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준의 '경제상황 진전' 평가와 달리 이날 미국 경제지표는 기대에 못미쳐 국채수익률 상승폭이 줄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1.28%대를 고점으로 상승폭을 축소했다.

30년물 수익률도 1.93%대에서 1.91%대로, 2년물 국채수익률도 0.21%대 후반에서 0.20%대 후반으로 상승폭을 줄였다.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는 계절 조정 기준 전기 대비 연율 6.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8.4% 증가보다 크게 낮았다.

1분기 성장률 확정치는 6.4%에서 6.3%로 하향 조정됐다.

실업보험청구자수는 예상치를 웃돌았다.

미 노동부는 지난 24일로 끝난 한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가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주보다 2만4천명 감소한 40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38만명을 2만명 웃돈 수준이다.

지난 17일로 끝난 주간의 실업보험청구자수는 41만9천명에서 42만4천명으로 상향 조정됐다.

오후에 진행된 미 국채 7년물 입찰은 다소 약했다.

7년물 발행 금리는 1.05%로 입찰 당시 평균 수익률 1.04%보다 1bp 정도 높았다. 수익률은 높아졌지만 응찰률은 2.23배로 6개월 평균 2.27배를 밑돌았다.

해외투자자 수요를 나타내는 간접 낙찰률이 58.3%로 6개월 평균 56%보다 높았고, 직접은 19.45%로 6개월 평균 19.8%보다 낮았다.

해외수요가 많았던 만큼 딜러가 가져가는 비중은 22.18%로 6개월 평균 24.1%보다 적었다.

델타 변이 확산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월가의 대형은행을 비롯해 다수의 기관들이 실내 마스크 착용 지침을 적용하기 시작했고, 가을에 시작하는 초중고등학교에도 교사, 교직원, 학생 모두 마스크 착용 권고가 나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내 조사대상 카운티 3천219개의 66.6%에서 코로나19 전염률이 마스크를 당장 착용해야 할 정도로 상당한 수준이라고 발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초당파 의원들이 마련한 1조2천억달러 규모의 사회기반시설(인프라) 패키지 투자 법안이 상원의 절차적 투표를 통과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경제 전망에 비해 채권수익률이 낮은 수준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조나스 골터만 선임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국채 일드커브는 계속 우울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며 "이는 경제전망과 일치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수익률 곡선 플래트닝이 그렇게 놀라운 것은 아니다"며 "더 정당화하기 어려운 것은 장기수익률이 하락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채권수익률이 낮은 상태로 지속되는 상황에 대해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랄프 엑셀 전략가는 "금리인상 사이클이 시작돼도 시장은 연준이 금리를 크게 인상할 수 있을 것으로 믿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채권시장 일각에서는 미국 국채수익률이 계절적 요인을 반영해 여름에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전망도 나왔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제네랄리 인베스트먼츠의 플로리안 스파테 선임 전략가는 "역사를 기준으로 본다면, 국채수익률은 평균적으로 점진적인 상승을 하기 전인 7월과 8월에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며 "현재의 시장 환경은 여러 이유로 특별하지만, 캐쉬 플로가 여름 휴가 동안 우호적인 환경을 보인다는 점도 언급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길게 보면, 강한 성장과 가속화하는 인플레이션은 채권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10년물 국채수익률 예상 범위로는 3개월 후 1.50%, 12개월 후에는 2.00%로 상승할 것이라고 스파테 전략가는 예상했다. 독일 10년물 국채수익률 전망치는 3개월 -0.25%, 12개월 0.15%로 예상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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