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하반기 신작 '블레이드앤소울2(이하 블소2)' 출시를 앞두고 있는 엔씨소프트가 대규모 개발비 투자 부담을 줄이면서 신작 흥행에 따른 영업현금흐름 개선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감소와 함께 영업 현금흐름까지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지만, 블소2 개발을 완료한 후 무형 자산 투자를 줄이며 자금력을 확보하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잉여 현금흐름(FCF)은 지난 2018년 6천668억원에서 지난해 1천622억원으로 급감했다.

다만, 올해 1분기 들어 다시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1분기 FCF는 1천278억원으로 1년 전의 112억원과 비교해 10배가량 증가했다.

FCF는 현금흐름표 상 영업으로 창출된 현금흐름(영업 현금흐름)에 '유형 및 무형 자산 등 설비투자(CAPEX)에 들어간 금액(투자 현금흐름)'을 반영한 수치로 기업이 가용할 수 있는 실제 자금을 나타낸다.

게임회사의 경우 투자 현금흐름이 마이너스 값이면 신작 게임 출시 등을 위한 개발비 및 기타 자금을 집행했다는 의미다.

엔씨소프트의 올해 1분기 투자 현금흐름은 플러스(+) 550억원이다.

영업이익 및 영업 현금흐름이 감소했지만 무형 자산으로 계상되는 개발비 등을 줄이면서 잉여 현금을 확보한 것이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신작 출시 주기가 여타 게임사에 비해 긴 것으로 유명하다.

게임 캐릭터의 모션 하나하나를 일일이 챙기는 김택진 대표의 성향으로 짧게는 3~4년의 연구개발을 통해 신작이 나온다는 게 엔씨소프트 측 설명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연구개발비가 영업이익에 차지하는 비율이 20%를 넘기는 해도 많아 실적 흐름도 신작 출시 시기와 맞물려 계단식 성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그간 주요 캐시카우(현금창출원)가 될 블소2 개발에 전념해왔다.

블소2 개발에 자금을 투자하면서 투자 현금흐름이 악화된 측면이 있지만 블소2 출시로 향후 재무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6일 출시되는 블소2는 사전예약에서만 역대 최대 규모인 746만명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올해 3분기 블소2 출시에 따른 엔씨소프트의 매출액 증가폭을 1천400억원 전후로 내다보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는 올해 4천100억원, 2022년 8천370억원의 매출액 증가가 기대된다.

매출액 증가가 통상 영업 현금흐름 개선으로 이어지는 만큼 향후 투자를 위한 실탄 마련(잉여 현금흐름 개선)에 속도가 붙는 셈이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리니지2M의 안정적인 영업 흐름과 블소2의 흥행 가능성이 엔씨 현금흐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블소2에 따른 매출액 증가치를 올해 4천억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가 실탄 마련에 나서면서 향후 신성장 동력을 위한 투자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현재 게임업계는 인공지능(AI)과 엔터테인먼트, 전자상거래와 콘텐츠 등 비게임 영역에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엔씨소프트도 여러 관계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그중 향후 지분 확대 가능성이 있는 곳은 웹소설 연재 플랫폼인 문피아와 AI 기업 스캐터랩 등이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AI 챗봇 '이루다' 개발사인 스캐터랩에 3%대의 지분을 유지하고 있다.

통상 3% 지분은 등기이사 1인을 지명할 수 있는 최소 기준으로 해석된다.

3% 지분을 유지할 경우 기업의 실적 상황과 내부 사정을 꼼꼼히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회사들이 관계회사를 늘리면서 새로운 투자처를 모색하는 상황"이라며 "최소 개입 지분율을 확보한 곳들을 중심으로 투자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jwchoi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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