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가 잭슨홀 심포지엄을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진 가운데 전날에 이어 약세를 보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초 전망보다 빨리 테이퍼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훼손되면서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됐기 때문이다. 위험선호 심리의 가늠자인 원자재 통화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등 원자재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면서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4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9.665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670엔보다 0.005엔(0.00%) 내렸다.

유로화는 유로당 1.17574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7467달러보다 0.00107달러(0.09%)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8.92엔을 기록, 전장 128.82엔보다 0.10엔(0.08%)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92.978보다 0.11% 하락한 92.878을 기록했다.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되면서 달러 인덱스가 전날에 이어 하락세를 보이는 등 달러화는 전반적인 약세를 보였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가 논의된다는 소식이 위험선호 심리를 자극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전날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화이자사(社)의 코로나19 백신을 정식 승인하면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연설에서 FDA의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 백신 정식 승인에 대해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중대 이정표"라고 말했다.

중국이 코로나19 통제에 성공하고 있다는 소식도 위험선호 심리를 뒷받침했다. 이날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23일 하루 동안 지역사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명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보다 하루 전에는 신규 확진자가 제로(0)에 그쳤다. 중국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을 사실상 통제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위험선호 심리가 탄력을 받았다. 중국의 성장 둔화 우려가 완화됐기 때문이다.

중국 대형 기술주들이 상승세를 재개했다는 소식도 위험선호 심리를 뒷받침했다. 중국의 전자 상거래 빅테크 기업인 징둥닷컴(JD)의 미국 증시예탁증서(ADR)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한때 15% 이상 오르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 징둥닷컴의 주가는 이날 홍콩 증시에서 10% 가까이 올랐고 ADR은 전날에도 8% 가까이 올랐다. 실적 호전 등을 이유로 '돈나무 언니'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미국 유명 투자자 캐시 우드의 아크 인베스트가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위험선호 심리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캐나다 달러, 호주 달러, 뉴질랜드 달러, 노르웨이 크로네 등 원자재 통화의 약진도 돋보였다. 국제유가가 멕시코만에서 발생한 화재 여파와 중국의 코로나19 통제에 따른 수요 회복 기대로 급등하면서다.

시장은 이제 잭슨홀 심포지엄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당초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와이오밍주의 잭슨홀 그랜드 테톤 국립공원에서 대면으로 열릴 예정이었던 잭슨호 심포지엄은 오는 27일 하루로 줄어들었다. 개최 방식도 온라인으로 전격 변경됐다. 연준이 델타 변이 확산을 그만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됐다.

배녹번 글로벌 포렉스의 마크 챈들러는 "유로, 캐나다 달러, 호주달러는 지난주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면서 "그래서 달러화는 다지기를 진행 중이고 추가 상승 모멘텀은 정체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가 상승으로 캐나다 달러에 대한 과도한 약세 현상이 일부 해소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주 캐나다 달러는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면서"주요 거래 통화 중 캐나다 달러는 주식 시장에 가장 민감한 통화 중 하나다"고 덧붙였다.

소시에테제네랄(SG)의 외환 전략 헤드인 키트 주케스는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시장을 주도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분명히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파월 의장의 연설이 유럽 시간으로 금요일 오후에 있기 때문에 시장 반응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ING 전략가들은 "델타 변이 확산과 각 지역 당국이 대응할 것이라는 불확실성은 외환시장에 확연한 (달러) 매도 우위의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투자자들은 위험 통화를 사고 달러화를 파는 또 다른 주요 국면으로 넘어가기 전에 오는 27일 제롬 파월로부터 이 주제에 대해서 듣고 싶어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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