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인터넷을 중심으로 진행됐던 3차 산업 혁명과 블록체인,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스마트시티 및 스마트 팩토리 등 4차 산업 혁명의 가장 큰 차이는 뭘까. 많은 전문가는 데이터를 중심으로 분류하는 게 가장 설득력 있을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성패는 결국 얼마나 정제된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이유에서다.

월가에서도 이제는 '요타(yotta, 기호 Y) 시대'에 대비한 투자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요타는 국제단위계(international system of units:SI)에서 각 단위의 양의 크기를 쉽게 나타내기 위해 각 단위의 앞에 붙여 쓰는 접두어 가운데 하나다. 10을 24번 곱한 값으로 1 000 000 000 000 000 000 000 000로 쓸 수 있다. 8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otto'에서 유래됐고 SI 접두어 중에서 가장 큰 값을 가지고 있다.

SI는 각 단위의 양의 크기를 쉽게 나타내기 위해 각 단위의 앞에 붙여 쓰는 접두어를 일컫는다. 요타 바이트의 정보량은 1조 테라바이트에 해당한다. 테라바이트는 대략 8천500만페이지 분량의 정보량을 가진다.

월가는 인터넷 기반으로 3차 산업 혁명 시기에 이른바 미국 IT 업계 선도 기업인 페이스북(Facebook)과 애플(Apple), 아마존(Amazon), 넷플릭스(Netflix), 구글(Google)의 머리글자를 따 일컫는 팡(FAANG)이 태동됐다면 이제 요타 데이터 시대를 맞아 스노우플레이크, 데이터브릭스, 콘플루언트 같은 기업이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데이터 처리 속도와 관련해서는 펨토라는 단위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펨토는 10의 마이너스 15승을 나타내는 접두어로 기호는 f로 표시된다. 계량 단위 앞에 붙여서 1fm(펨토미터:10-15m) 등으로 사용된다. 15를 의미하는 덴마크어 'femten'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펨토초 단위로 현상을 포착하는 제어 기술과 데이터 처리 능력을 갖췄는지 여부가 4차 산업 혁명의 기본 역량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고 있다.

세계 각국은 물론 빅테크 기업들은 데이터 처리 능력 확보를 위해 무한 질주하고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더는 전산 중심의 사고의 틀에서는 해당 데이터를 제대로 처리할 능력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가상화폐 시장의 톱스타인 솔라나(SOLANA)의 솔(SOL)도 펨토초 단위 데이터 처리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솔라나의 솔은 가상화폐 시장에서 탁월한 데이터처리 능력을 자랑하며 올해에만 무려 4천%나 급등한 알트코인(얼터너티브코인,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가상화폐)이다.

비트코인이 초당 7건, 이더리움이 30건의 거래를 처리할 때 솔라나는 무려 6만5000건가량의 거래를 처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각광을 받고 있다. 솔라나 블록체인은 현존하는 블록체인 플랫폼 중 가장 뛰어난 성능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당 블록체인은 빠른 처리 속도를 무기로 엄청난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도 성공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우리가 전산이라는 틀에 묶여 4차 산업의 진정한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걱정하고 있다. 전자 운동을 측정하고 처리하는 산업계는 이미 해당 데이터 처리 속도는 무시해도 될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도 블록체인으로 한정한다면 빠른 속도가 상용화의 전제조건이다. 전자의 움직임을 측정하고 제어하는 기술이 블록체인에 접목되면 솔라나의 처리 속도는 한순간에 무색해질 수 있다.

AI도 학습 알고리즘이 얼마나 정교하냐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은 고도로 정제된 데이터를 얼마나 피딩할 수 있는가 여부에 따라 성패가 결정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우리는 어쩌면 3차 산업 혁명시대에나 통했던 전산 전문가들에게 속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제 요타와 펨토시대에 전산 전문가들의 사고체계로는 데이터를 제대로 처리할 능력을 개발하기 힘든 시대가 올 수도 있다. 산업 강국인 대한민국이 이 숙제를 풀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배수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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