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국내 신용카드 시장이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경쟁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PLCC라는 상품 특성상 소비자들의 가장 관심을 끄는 기업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가 경쟁력의 관건이 됐다.

17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PLCC는 건당 발급 비용이 일반카드와 비교해 절반 이상 낮고 이러한 비용 절감 효과가 부각되며 올해 들어 카드사별로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돌입했다.

PLCC 특성상 모집인을 통한 가입이 제한되고 마케팅 비용도 제휴 기업과 일정부분 나눠서 부담할 수 있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PLCC를 통해 중장기적인 비용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집인을 통하지 않고 신용카드가 발급될 경우 모집 비용은 최대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다.

신용카드사들은 각 분야 1위 기업 손을 잡는 데 주력하며 비용 절감과 점유율 상승을 동시에 노리고 있는 셈이다.

PLCC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는 현대카드다.

이 회사의 전략은 지난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현대카드는 이마트와 함께 PLCC 저변을 확대해가려는 계획을 세웠다.

이후 2019년 2월 코스트코, 8월에 SSG.COM, 11월 GS칼텍스와 제휴를 확대해 지난해 대한한공, 스타벅스, 배달의 민족, 쏘카(SOCAR), 무신사(MUSINSA) 등 각 분야 1위 기업들과 잇따라 PLCC 제휴에 성공했다.

올해 들어서는 그동안 PLCC에 미온적이었던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KB국민카드 등이 잇따라 눈길을 끄는 PLCC를 출시하며 시장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삼성카드가 카카오페이와 손을 잡고 신한카드가 BTS로 유명한 하이브의 자회사 위버스컴퍼니와 제휴해 PLCC를 출시하는 등 각 분야 1위 기업 쟁탈전은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중소형 카드사 가운데는 롯데카드가 카카오엔터와 협력해 카카오페이지 PLCC를 만들고 우리카드가 명품 이커머스 오케이몰과 손을 잡은 것도 각 분야 선도 기업을 차지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카드의 경우 2018년 이후 건당 모집 비용이 낮은 PLCC 전략을 추구하며 시장점유율이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실적 호조가 가시화됐다"고 설명했다.

PLCC와 관련한 경쟁이 치열해지며 상대 기업과 지나치게 불공정한 마케팅 계약을 맺는 경우도 있어 역마진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여신업계 한 관계자는 "1위 기업과 손잡기가 힘든 것은 카드사에 마케팅 비용에 대해 지나치게 요구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며 "현재도 PLCC 상품에 대한 과열 양상이 있어 중장기적으로 수익이 나는 상품이 계속 나오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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