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영 특파원 = 미국 국채가격은 혼조세를 보였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2022년 금리인상 예측이 증가한데다 11월에 테이퍼링 시작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시장이 예상했던 결과가 나왔지만 채권시장은 무덤덤했다.

유동성 위기에 휩싸였던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이 오는 23일 만기가 도래하는 일부 채권 이자를 지급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위험회피 심리는 어느 정도 누그러졌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22일 오후 4시(이하 미 동부시각)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거래일 3시 기준보다 1.32bp 하락한 1.311%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 3시보다 3.23bp 오른 0.242%를 나타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 3시보다 3.49bp 내린 1.822%를 기록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거래일 111.4bp에서 106.9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에 열린 FOMC 기자회견과 회의 결과에 주목했다.

9월 FOMC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테이퍼링 시기와 진행 과정에 대해 어느 정도 힌트를 줄 것이라는 기대가 강했다.

오전에 소폭 상승했던 10년물 국채수익률과 30년물 국채수익률은 오후에는 무거운 흐름을 보였다.

FOMC 결과는 시장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날 시장참가자들은 점도표에 특히 집중했다. 2022년 금리인상을 예측한 FOMC 위원의 수가 종전 7명에서 9명으로 늘어나 내년 금리인상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2021년 연방기금금리 중간값은 0.1%에서 0.3%로 상향 조정됐다.

연준은 올해 11월에 테이퍼링 절차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은 "테이퍼링 발표가 다음 FOMC 회의 직후에 나올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목표치 이상을 달성했으며, 고용보고서가 괜찮게 나온다면 11월 테이퍼링 시작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매우 강력한 고용보고서를 볼 필요는 없지만 괜찮은(decent) 고용보고서를 보고 싶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연준의 테이퍼링 프로세스가 금리인상 전망 신호가 아니라고 다시금 강조했다.

이날 연준의 경제 전망은 지난 6월에 비해 부진한 숫자를 내놓았다.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4.2%로 지난 6월의 3.4%에 비해 높아졌고, 실업률도 4.8%로 지난 6월 4.5%보다 올랐다. 그러나 올해 GDP 전망치는 7.0%에서 5.9%로 낮아졌다.

2024년 전망치도 새로 발표됐다.

2024년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2.1%, GDP 전망치는 2.0%였다. 실업률은 3.5%였다.

10년물 국채수익률과 30년물 국채수익률은 FOMC 결과 발표가 끝나자 각각 1.32%대, 1.82%대로 하락폭을 키웠다. 오전에 1.34%대, 1.86%대였던 것과 확연히 달라진 양상이다.

반면, 2년물 국채수익률은 0.22%대에서 0.24%대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연준이 공식적으로 테이퍼링을 발표한 것은 아닌데다 내년에 금리인상을 예측한 위원의 수가 9명으로 시장이 예상했던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왔다.

금융시장의 안전자산선호를 부추겼던 중국 헝다그룹 사태는 한숨 돌리는 양상이다.

헝다그룹이 성명을 내고, 선전증시에서 거래된 2025년 9월 만기 위안화 채권에 대한 이자를 오는 23일 제때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헝다가 이번 주에 지급일이 도래한 이자들을 제대로 지급했는지, 이후 일정에 대한 부분은 아직 확실하지 않은 상태다.

미 재무부의 부채상한 상향조정 또는 유예 조치가 진전을 보이고 있는 점도 새로운 변수다.

12월 3일까지 연방정부에 자금을 지원하고 부채한도를 내년 12월까지 유예하는 법안이 전일 하원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미 연방정부가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지는 최악의 국면을 피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경제지표는 미국 8월 기존 주택판매와 에너지정보청(EIA) 주간 원유 재고가 발표됐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8월 기존 주택 판매(계절 조정치)가 2.0% 감소한 연율 588만채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기존 주택 판매는 지난 2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하다 6월, 7월에 증가한 후 8월에 다시 감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는 2.0% 감소였으며, 8월 수치는 이에 부합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과 다우존스에 따르면 지난 17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재고는 348만1천 배럴 감소한 4억1천396만4천 배럴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애널리스트 예상치는 240만 배럴 감소였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미 연준의 연내 테이퍼링 시작과 내년 금리인상 예측 증가는 예상대로였다고 보면서도 연준의 스탠스가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봤다.

글렌메드 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롭 데일리 채권 이사는 "당국이 언제 테이퍼링을 할지에 대한 명확성이 여전히 부족하고, 시장은 2022년 금리인상을 예측하는 더 많은 위원들이 있을 것으로 봤다"고 언급했다.

코너스톤 웰스의 클리프 핫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자들이 다소 혼재된 메시지를 저울질하면서 시장 반응이 약간 소강상태였다"며 "공식적인 테이퍼링 발표가 없는 것은 분명 비둘기파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약간 서프라이즈인 매파적인 점도표를 보면 2022년 금리인상 가능성은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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