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최대 8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던 카카오모빌리티가 골목상권 침해 논란 속에 일부 사업을 철수하기로 하면서 기업가치가 큰 폭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사업 진출과 미래 사업 확장을 통해 성장성을 높여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린 뒤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겠다던 전략에도 상당폭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가치 조정에 나서고 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 독과점 규제의 표적이 되면서 사업 축소와 신사업 확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카카오는 규제 리스크에 대응해 지난 14일 택시 스마트호출 전면 폐지, 택시기사대상 프로멤버십 요금 인하, 기업대상 꽃·간식·샐러드 배달 중개서비스 등 모빌리티의 일부 사업을 철수하기로 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가치를 4조1천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코스피 상장을 준비하던 지난 8월 최대 8조원으로 예상됐던 몸값과 비교하면 기업가치가 반토막난 셈이다.

한국투자증권도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가치가 플랫폼 규제에 따라 3조3천억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한국투자증권의 기존 예상치인 4조7천억원에서 30% 줄어든 금액이다.

투자업계는 지난해 말부터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가치를 4조원대 안팎으로 추정해왔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올해 하반기 LG와 GS칼텍스, GS에너지, 구글과 칼라일그룹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등 몸집을 불렸지만,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 갑질 이슈가 기업가치 확대를 가로막았다.

올해 예상 매출액도 기존 전망치보다 하향되는 추세다.

지난 2020년 기준 카카오모빌리티 매출액은 2천800억원으로 2018년 536억원 대비 5배 넘게 증가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에도 5천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며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사업 재편으로 인해 매출에 타격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5천억원 중반대의 매출액을 예상하지만, 그간 신규사업영역에서 수익화를 성공시키며 기업가치를 증대시켜 온 점을 고려하면 단기 모멘텀은 부진할 것"이라며 "정부의 규제 리스크에 사업 확장성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어 시장의 컨센서스를 10% 정도 밑돌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대리와 주차서비스 등 신사업 확장 속도도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호출을 기반으로 대리와 주차서비스, 셔틀, 기차, 항공, 퀵, 공유킥보드 등 종합 이동서비스 플랫폼으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택시 호출을 제외한 사업 중에서는 대리와 주차서비스 부문에서 온라인 사업자 중 압도적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프라인 업체들의 점유율이 아직 70%를 넘는 상황인만큼 향후 온라인 전환에 따른 수혜를 예상해왔다.

하지만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확산하면서 사업 확장을 도모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장유진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 회장은 최근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침해하거나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줄 땐 규제를 많이 받아왔는데 카카오의 경우 예외인 듯싶다"면서 "택시업계뿐 아니라 대리서비스 시장에서도 플랫폼과의 마찰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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