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주말을 앞두고 강세를 보이고 있다.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달러채 등 해외채권에 대한 부채조정 우려가 불거지면서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촉발된 일본 엔화의 약세도 이어지고 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4일 오전 9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10.547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0.280엔보다 0.267엔(0.24%)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706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7420달러보다 0.00360달러(0.31%)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9.41엔을 기록, 전장 129.47엔보다 0.06엔(0.05%)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93.076보다 0.31% 상승한 93.368을 기록했다.

헝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가 헝다의 핵심인 부동산 사업 부문을 분리해 국유화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해외채에 대한 구제 대책을 밝히지 않고 있어서다. 달러채는 이자를 지급받지 못했고 일부 채무조정이 뒤따를 수도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위안화 환율은 이런 불안감을 반영하며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역외 위안화는 전날보다 소폭 오른 달러당 6.47위안에서 호가가 제시됐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가 급락하는 등 위험자산 가격이 약세를 보인 점도 달러화 강세를 뒷받침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PBOC)은 이날 모든 종류의 가상화폐 거래를 "불법 금융활동"으로 규정하면서 엄격하게 단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관련 소식에 비트코인 가격은 8% 가까이 하락한 4만1천달러 언저리에서 호가가 나오는 등 급락세를 보였다.

전날 급등한 미국채는 약보합 수준에서 숨고르리 양상을 보였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전날 종가 대비 0.3bp 가량 하락한 1.43% 수준에서 호가가 제시됐다.

미국채 수익률이 전날 급등한 영향으로 일본 엔화는 한때 110.595엔을 기록하는 등 달러화 대비 약세를 폭을 확대했다. 미국채에 투자하기 위한 캐리 트레이드 수요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됐다.

연방준비제도 최고위급들이 잇따라 연설에 나선다는 점도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최근 매파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되도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대한 연준 관계자들의 속내를 들여다 볼 수 있어서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연준의 자산매입 축소를 일컫는 테이퍼링을 11월에 시작하는 방안을 지지한다며 포문을 열었다. 메스터 총재는 2022년 중반까지는 테이퍼링 프로세스를 종료해야 한다면서 내년에 금리인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해 미셸 보우만 연준 이사·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 등 연준 집행부 연설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연설에 나설 전망이다.

ING의 프란체스코 페솔레와 크리스 터너는 "헝다의 운명은 불확실하지만 시장은 이제 잠재적인 시스템적 영향에 대해 덜 우려하고 있어 위험 자산이 회복될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투자 심리 개선은 달러에 부담을 줬고 이는 또한 시장이 연준의 점도표에 보조를 맞추기를 꺼리던 시장을 할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웨스트팩은 올해 말 달러 인덱스가 소폭 상승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92.0-93.5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웨스트팩 전략가들은 헝다를 둘러싼 계속되는 불확실성은 말할 것도 없고, 연준의 분명한 긴축 신호와 테이퍼링 계획으로 나아가는 것은 부정적인 면을 내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NAB는 달러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약화돼 달러 인덱스 연말 목표치가 89.6까지 내려갈 필요가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분명한 트리거는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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