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최근 국채선물시장에서 손절매하지 않고 롤 오버(만기연장)를 택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추가 악화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금리 급등에 연동해 원화채권 약세가 심화한 탓에 3년 국채선물에서만 손실이 100억 원 이상 불어났을 것으로 추정됐다.

27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3600)에 따르면 3년 국채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109.50으로 마감했다.

지난 8월 20일 연고점을 달성한 뒤 줄곧 우하향해, 한 달여 만에 60틱 수준 내렸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여파가 뒤늦게 미치면서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한 점이 주효했다.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국채선물 만기 당시 손절매하지 않은 개인 손실이 3년에서만 100억 원 넘는 수준으로 확대했을 것이란 이야기가 돌았다.

앞서 개인은 국채선물시장에서 대량으로 물린 것 아니냐는 평가에도 이달 17일 국채선물 만기일에 많은 물량을 롤 오버했다.

이미 가격이 평균매수단가(평단가) 대비 큰 폭 하락한 이상 만기 정산은 사실상 손절매나 다름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개인은 3년 국채선물 가격이 연고점을 찍은 이후 매수 포지션을 오히려 추가했다.

8월 24일에만 3년 국채선물을 1만1천865계약 대량 순매수한 개인은 같은 달 20~25일 총 1만7천903계약을 사들였다.

8월 26~31일 6천651계약 일부 순매도에 나섰지만, 9월 1~9일 7거래일 연속 매수함으로써 1만8천805계약을 재차 사들였다.

연고점 이후에만 3년 국채선물을 약 3만계약 순매수한 셈이다. 당시 시장 참가자들은 평단가를 110.29 수준으로 예상했다.

롤 오버가 한창 진행되던 9월 13~14일 근월물과 원월물 가격 차(스프레드)를 고려하면 롤 오버 이후 평단가는 109.86 수준으로 추산된다.

전 거래일 3년 국채선물 종가가 36틱 낮아진 109.50을 기록했음을 고려하면 손실은 약 108억 원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분간 채권 가격이 추세적으로 반등할 만한 재료는 없는 상황이다. 국내 기관의 신규 매수 여력이 작고 외국인 매도세가 가파르다는 점도 약세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일각에선 금리스와프(IRS) 단기구간이 강세를 보인다는 점에 주목했다.

차트상 가격 하단이 지지될 여력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3년 국채선물 가격은 현재 볼린저밴드 하단에 걸쳐 있는 상태다.

분기 말이 지나면 유동성이 풀리면서 국내 기관 수요가 다시 유입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개인이 3년 선물에서 3만계약 30틱 넘게 물렸으니 100억 원 이상 손실이 났을 것으로 본다"며 "차트상으로도 지지선 없이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은 맞지만 손절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특별히 반등할 만한 재료가 없는 만큼 미국 금리 안정이 우선돼야 한다"며 "국내 채권 단기구간에는 기준금리 관련 불확실성이 많은 부분 반영돼 있어 투자심리만 안정된다면 약세도 진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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