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금 가격이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에 대한 경계감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틀 연속 소폭 상승했다. 헝다는 달러채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등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27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 선물은 0.30달러(0.02%) 상승한 온스당 1,752.0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헝다의 달러채를 보유한 글로벌 투자자들이 이자를 받지 못한 데 따른 불안감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헝다 그룹의 달러채권 이자 지급 규모가 연내로만 5억달러가 넘어서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3일 지급해야 했던 8천350만달러보다 6배가 넘는 규모의 이자 지급이 남아 있는 셈이다

연합인포맥스 'IHS마킷 해외채권서비스(화면번호:4010)' 등에 따르면 헝다는 이달 23일을 포함해 올해 연말까지 총 5억3천400만달러의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해당 달러채는 총 7종목으로, 오는 10월 11일과 12월 28일이 주요 데드라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헝다는 지난 23일 만기 도래한 액면가 20억3천만 달러 규모 달러채에 대한 쿠폰이자 8천350만 달러를 지급해야 했다. 회사는 30일간의 유예기간 동안 이를 지불할 수 있으며, 시일을 넘길 경우 채권단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게 된다. 이자 지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는 아시아 시장에서 발생한 달러채 디폴트 규모로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지난주에 금가격을 6주만에 최저치 수준까지 곤두박질치게 했던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세도 주춤해졌다. 미국채 10년물은 매파적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반영하며 이날 연 1.50%에 진입한 뒤 1.47%로 내려서는 등 추가 상승이 제한됐지만 금가격 상승을 제한했다. 미 국채 수익률 상승은 금가격에 비우호적인 요인이다.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을 보유하는 데 따른 기회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키니시스의 분석가인 카를로 알베르토 데 카사는 "지난주는 연준의 매파적 발언과 금리 인상 기대 등 약세 요인이 지배적이었다"며 "현재로서는 투자자들이 이번 사태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부동산 대기업 헝다의 부채 문제에 따른 도미노 효과의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바 트레이드의 나임 아슬람은 "중국의 헝다가 역외 채권에 대한 이자 지급을 하지 않은 이후 지난주에 금가격이 소폭 상승했다"면서 이번 주에도 이자 지급이 추가로 예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을 둘러싼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자들은 금으로 이동했다"면서도 "그러나 금가격 상승세는 미국채 수익률 상승세의 저항을 받았다"고 진단했다. 연준이 11월 대규모 경기 부양 프로그램의 철회를 암시하면서다.

아슬람은 "미 국채 수익률의 상승은 금을 보유하는 데 따른 기회 비용을 증가시켜 투자자들이 다른 투자 형태로 전환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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