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물 수익률도 한때 2.00% 주요 저항선 돌파



(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영 특파원 = 미국 국채가격은 하락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산매입 축소와 금리 인상에 무게가 실리면서 그동안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던 10년물 국채수익률과 30년물 국채수익률이 장중 1.50%, 2.00%의 주요 저항선을 뚫었다.

하지만 중국의 대형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의 디폴트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오는 30일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 정지) 우려도 더해지고 있어 리스크회피 심리는 유지되는 양상이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27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각)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거래일 3시 기준보다 2.27bp 오른 1.484%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 3시보다 0.81bp 오른 0.288%를 나타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 3시보다 0.88bp 상승한 1.996%를 기록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거래일 118.1bp에서 119.6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채권시장은 그동안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성장률 둔화에 집중하면서 덜 반영했던 미 연준의 매파적인 스탠스를 지난주부터 급격히 반영하는 분위기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장중 한때 지난 6월29일 이후 석 달 만에 1.51%대로 올랐고, 3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 7월14일 이후 2개월 반 만에 2.04%대를 회복했다.

단기물인 2년물 국채수익률도 장중 0.28%대로 뛰면서 지난 6월 레벨을 회복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지난주에 이어 이날도 연준 관계자들의 연설에 주목했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미셸 보우만 연준 이사 등의 매파 발언이 이어지면서 연준 긴축 스탠스에 대한 인식은 견고해졌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연준이 곧(soon) 테이퍼링을 시작할 것 같다며 11월 회의에서 테이퍼링을 시작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에번스 총재는 "경제가 우리가 지난해 12월에 제시한 자산 매입 축소를 시작하기 위한 기준인 상당한 추가 진전의 기준에 근접했다고 본다"며 "고용 개선 흐름이 계속된다면 그러한 조건이 곧 충족되고 테이퍼링이 시작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도 뉴욕경제클럽 행사 참석해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는데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며 "완전 고용을 향한 진전도 아주 좋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경제가 예상하는 대로 계속 개선된다면, 자산매입 속도 조절이 곧 정당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미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테이퍼링과 관련해 노동시장은 상당한 추가 진전을 달성하려는 연준의 문턱에서 "약간 기준에 못 미친다"며 "진전이 내가 바라는 대로 계속된다면 그 목표에 곧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세 명의 연준 관계자들 모두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언급을 꺼리거나 거리를 뒀다.

에번스 총재는 "단기 금리와 관련한 미래 결정은 현재로서는 훨씬 덜 명확해 보인다"라며 "나는 여전히 금리 인상을 결정하는 양대 목표에 문제는 인플레이션이며, (앞으로 금리 인상은) 충분히 높은 수준의 지속가능한 인플레이션으로 가는 길에 있는지에 달렸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금리인상과 관련해 "여전히 완전 고용에 도달하기까지 갈 길이 멀고, 시간이 지나면 2% 인플레이션 목표치에 도달했는지 여부가 더욱 명확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섣불리 결론 내리지 말라고 경고했다.

국제유가가 공급 부족 우려로 상승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한 변수다.

인플레이션 우려를 부추기면서 연준의 긴축 스탠스 전망에 힘을 실을 수 있어서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47달러(1.99%) 오른 배럴당 75.4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8년 10월 3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미국 국채수익률은 오전에 가파르게 상승한 후 오후에는 상승폭이 다소 제한됐다.

1.50%대로 올랐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오후에는 1.48%대로, 2.00%대로 훌쩍 뛰었던 30년물 국채수익률은 다시 1.99%대를 기록했다.

2년물 수익률 역시 0.28%대에서 추가 상승세는 제한되는 흐름을 보였다.

금융시장에서 헝다그룹의 달러채 이자 미지급 사태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불거지면서 위험회피가 나타났지만 당장 채권 매수로 이어지지는 않는 분위기다.

헝다 위기에도 아시아증시가 크게 동요하지 않은 점도 이같은 움직임에 한 몫했다.

홍콩 항셍지수가 0.07%, 코스피는 0.27% 상승했다.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0.84% 하락했지만 대만 가권지수는 0.31% 올랐다.

오는 30일 미 연방정부 셧다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은 여전히 위험회피를 부추기는 변수다.

민주당의 의회 일인자인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1조2천억 달러 인프라 예산 표결을 오는 30일에 진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30일은 2021년도 회계연도 마감일이자, 재무부의 부채상한 상향 조정에 대한 결정도 이뤄진다.

이날까지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연방 정부는 팬데믹(대유행) 동안 첫 셧다운(부분 업무 일시정지)에 들어갈 수 있다. 이는 금융시장에 상당한 리스크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날 오후에는 재무부가 2년물 국채 입찰과 5년물 국채입찰을 진행했다.

2년물 발행 금리는 0.310%로 시장평균 수익률 0.302%보다 높았다. 응찰률은 2.28배였는데 이전의 2.64배에 비해 다소 약했다.

수요가 약했던 2년물에 비해 5년물 수요는 다소 강했다.

5년물 발행 금리는 0.831%로, 응찰률이 2.37배로 이전의 2.35배보다 높았다.

경제지표는 8월 내구재 수주와 9월 댈러스 연은 제조업지수가 발표됐다.

미 상무부는 8월 내구재 수주 실적이 전월대비 46억달러(1.8%) 증가한 1천635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0.6% 증가에 비해 증가폭이 크게 확대된 수준이다.

댈러스 연은이 집계한 9월 제조업체들의 기업활동지수는 4.6으로 전월의 9.0에서 하락했다. 9월 수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10.0도 밑돌았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강해지면서 미 연준의 긴축 스탠스가 주목을 받았고, 국채수익률이 상승했다고 봤다.

씽크마켓츠의 파와드 라자크자다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치솟는 가운데 긴축적인 통화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이 기대가 반영되면서 국채수익률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며 "채권수익률이 더 높아지면서 당장은 외환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배당수익률이 낮은 기술주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준이 자산매입 축소를 시작하면 고평가된 주식보다 국채와 고정적인 쿠폰 이자의 안전성을 선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포트 글로벌 홀딩스의 톰 디 갈로마 미국채 매니징 디렉터는 "채권시장은 11월 테이퍼링 일정을 소화하며 10년물 국채수익률이 1.50%대로 올랐는데 핵심 레벨은 1.52%이며, 이를 깨면 1.60%가 목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플러 트레이딩의 다니엘 셰이 이사는 CNBC에 출연해 "우리는 주요 저항선을 확실히 돌파하고 있다"며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최소 1.50%가 될 것이며, 저항선을 넘어서면 1.70%대도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스파르탄캐피탈 증권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시장 경제학자는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중앙은행이 긴축 계획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고 있다"며 "그들은 예상보다 빨리 통화정책을 변경하는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10년물 채권 수익률은 유가 상승과 견조한 거시경제 지표에 힘입어 상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syju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4시 47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