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가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 등의 영향으로 강세를 보였다. 미국채 수익률은 지난 주말부터 급등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초 전망보다 매파적인 것으로 풀이되면서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7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11.02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0.748엔보다 0.272엔(0.25%)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698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7163달러보다 0.00183달러(0.16%)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9.85엔을 기록, 전장 129.75엔보다 0.10엔(0.08%)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93.310보다 0.10% 상승한 93.399를 기록했다.

미국채 10년물이 장중 한때 연 1.50%를 넘보는 등 급등하면서 달러화를 끌어 올렸다. 미국채 캐리 수요가 유입되면서다. 특히 달러-엔 환율은 111엔대에 진입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다. 달러엔 환율 상승은 엔화가 달러화 대비 약해졌다는 의미다. 대표적인 안전통화이면서 캐리 통화인 엔화는 미국채 수익률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국제유가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노르웨이 크로네, 호주 달러화, 캐나다 달러화 등 이른바 원자재 통화인 위험통화들의 약진도 돋보였다. 이날 국제 원유시장에서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79.07달러로, 98센트 가량 오르면서 2018년 10월 이후 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배럴당 75달러를 돌파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원유는 전 세계 수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면서 최근 1년간 가격이 80% 이상 올랐다.

유로화는 1.16달러 수준까지 곤두박질치는 등 달러화에 대한 약세폭을 확대했다. 연준이 당초 전망보다 매파적인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연준은 지난주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11월에 자산매입 축소를 일컫는 테이퍼링에 나서고 내년에 한차례 이상의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의 매파적 발언은 이날도 이어졌다.

연준내 서열 3위인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자산매입을 축소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뉴욕경제클럽 행사 참석해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는데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며 "완전 고용을 향한 진전도 아주 좋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경제가 예상하는 대로 계속 개선된다면, 자산매입 속도 조절이 곧 정당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내년 중반까지 테이퍼링을 완료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총재도 연준이 곧(soon) 테이퍼링을 시작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에번스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경제가 우리가 지난해 12월에 제시한 자산 매입 축소를 시작하기 위한 기준인 상당한 추가진전의 기준에 근접했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고용 개선 흐름이 계속된다면 그러한 조건이 곧 충족되고 테이퍼링이 시작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대한 우려는 다소 잦아들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이 14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1천억 위안어치를 매입하는 등 유동성을 추가로 공급하면서다. 인민은행은 헝다 사태 이후 지금까지 지난 1월 이후 최고치인 3천200억위안 이상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시장은 이제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동반 출석하는 오는 28일 미국 상원 의회 증언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이제부터 부채한도 협상도 재료로 반영될 전망이다. 옐런 장관의 부채 한도 협상이 조속하게 타결되지 않을 경우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어서다.

TD증권의 선임 외환 전략가인 마젠 이사는 "테이퍼링 자체가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프로그램의 조기 종료는 미국 달러에 대한 하방 위험의 감소를 거듭 강화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TD는 연준이 2022년 6월까지 양적 완화 프로그램을 종료할 것으로 본다.

이사는 "지난번 테이퍼 사이클이 참고된다면, 미국 달러화의 상승 주기의 절반 가량은 테이퍼 후 3개월 동안 관찰했다"고 덧붙였다.

템푸스의 외환 외환 전략가이자 트레이더인 후안 페레즈는 "연준이 올해가 가기전에 테이퍼링 움직임을 구체화할 것이라는 강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미국채 수익률이 상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래도 현재로서는 어떤 것이든 명확하게 파악해야 할 항목이 너무 많다"면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달러가 델타 변종에 따른 경기 둔화의 승자였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 이는 물리적이고 심리적인 요인이며 2분기에 형성됐던 흥분을 누그러뜨렸다"고 덧붙였다.

캑스톤의 수석 시장 분석가인 마이클 브라운은 "지난주부터 고베타 통화가 좋은 성과를 꽤 잘 이어오고 있고 안전통화는 뒤처지고 있다"면서" 외환시장은 우리가 더 전반적으로 봤던 투자심리의 개선을 실제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CBA의 분석가들은 "미국 달러화는 더 매파적인 FOMC와 헝다 그룹의 디폴트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줄어드는 혼류 속에 갇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그러나 위험은 달러 강세에 편향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헝다그룹의 새로운 위험이 지난주 만큼의 시장 변동성을 촉발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점쳐졌다.

외환 중개업체 페퍼스톤의 리서치 헤드인 크리스 웨스턴 "미국 채권 수익률과 달러-엔 환율의 상관관계가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달러-엔 환율이 약간 늘어져 있어 여기에서 추격하는 것은 조심스럽지만 점진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추세 내에서 잠재적인 지지대로서 110.50엔 언저리가 다시 테스트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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