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노요빈 기자 = 한국은행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두고 기준금리 인상 범위에 대한 힌트가 나온 것이 아닌지 채권시장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각각 25bp, 50bp 올린 상황에 대해 충격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75bp 이상의 금리 인상을 배제하는 듯한 인상을 받은 시장참가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은은 이번 보고서는 통화정책 방향이 아닌 금융안정에 관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입장을 보였다.

28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한은은 최근 발간한 '금융안정 상황' 자료에서 금융통화위원회가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 기준금리가 1%에 도달했을 경우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이 5조8천억 원 증가한다고 추산했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 및 기업의 채무상환부담, 금융기관의 복원력 변화 등을 살펴본 결과 가계, 기업 및 금융기관들이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의 금융안정 평가가 나온 뒤 시장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다양한 추측이 나왔다.

우선적인 의견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우선 1%까지 올린 뒤 추가 인상에는 바로 나서지 않고 관망세를 취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금융안정 자료에 왜 기준금리 인상 수준을 1%까지만 다뤘는지 궁금하다"며 "미국의 국채 10년과 30년물 금리가 모두 2%를 넘긴다면 한국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더 상승해야 한다고 보는데, 한은은 1.0%에서 멈춰 있는 것 같은 뉘앙스"라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운용 본부장은 "채권시장의 경력이 오랜 참가자 중에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1%까지 올린 뒤 쉽게 인상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상당수다"라며 "다만 기준금리가 1%에서 멈추기 위해서는 미국과 중국의 공급망 분리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우리나라의 수출이 꺾이는 등 상황의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1%까지만 충격을 계산해 본 것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금융안정 자료의 50bp는 내년이 아닌 올해 상황을 얘기하는 것이라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못 박은 것으로 보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며 "올해 기준금리 1%는 기정사실이라 큰 영향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의 해석이 엇갈리면서 일시적이나마 혼란이 일자 한은은 금융안정 자료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은의 한 고위 관계자는 "25bp와 50bp 외에 그 이상의 추정을 따로 하지는 않았다"며 "금리 인상 영향에 외부의 관심이 워낙 크다 보니 내년 시나리오까지 추정하면 몇 번을 인상해야 하는지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한은의 한 고위 관계자는 "금리에 대한 신호는 총재의 커뮤니케이션과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봐야지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앞으로 통화정책의 점진적 정상화 기조를 밝혀놓은 상태라 금융안정 보고서로 부작용이 어느 정도 될지 한 번 짚어본 정도"라고 말했다.

이 한은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어느 정도까지 알려야 커뮤니케이션이 도움이 될지 고려하면 현재 정도가 적절하다"며 "한은 입장은 앞으로 성장과 물가 경로를 전제로 볼 때 (통화정책이) 점진적 정상화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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