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지난 24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금융안정 상황 자료를 두고 시장에서는 다소 희망 섞인 추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에 따른 경제 주체의 이자 부담을 추산하면서 기준금리를 25bp와 50bp 인상한 두 가지의 사례만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곧바로 한은이 기준금리를 1%까지만 올릴 생각인 것은 아닌지 넘겨짚는 추측이 나왔고, 대출자의 현실적인 이자 부담 증가, 중국의 경기둔화 영향, 내년에 나타날 인플레이션의 하락 등 이를 뒷받침할만한 해석도 뒤따랐다.

한은이 추정한 잠재성장률이 2.0% 수준으로 내려온 상황에서 경기 위축 효과가 있는 기준금리 인상 조치는 모순처럼 보인다는 지적도 빠지지 않았다.

다만 이런저런 해석에도 한은의 진짜 의도는 알 길이 없다. 애초에 이번 보고서에서 내년 기준금리 인상 경로까지 알아보려는 시도는 억측에 가깝다는 시장 일각의 비판도 일리가 있다. 또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통화정책 관련 신호를 줄 생각이 없었다는 취지의 한은 관계자의 말도 맞을 수 있다. (연합인포맥스 28일 오전 9시58분 송고 '한은, 기준금리 인상 충격 1%까지만 테스트한 이유는' 기사 참조)

그럼에도 시장에서 이런저런 추측과 해석이 나오는 이유는 한은의 의중을 알만한 기회가 너무 적기 때문이다.

혼선을 줄이기 위해 이주열 한은 총재로 소통 채널을 통일한다는 한은 측의 명분은 있지만 이 총재의 기자간담회와 공식 석상에서의 발언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또 통화정책과 관련해 항상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을 고려한다는 이 총재의 교과서적인 언급에 시장이 명확한 신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이 한은의 보고서 내용을 분석하면서 단서를 찾으려고 하는 행동을 보이는 것도 중앙은행의 의중을 알만한 단서가 부족한 탓이 크다. 이번 금융안정보고서가 아닌 지난 9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의 설명회에서는 한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이 총재의 언급 못지않은 파장을 시장에 던지기도 했다. 총재의 발언에도 확신하지 못하던 시장참가자들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다시 확인한 영향이다.

다만 한은도 전혀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한은은 오는 29일 서영경 금융통화위원의 대한상공회의소 강연 일정을 사전에 알리면서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 강화에 나섰다.

한은 금통위의 변화는 반가운 일이지만 지금까지의 공개 자료만 보면 일부 금통위원만 소통에 나서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조윤제·임지원·주상영 위원 등 나머지 위원들은 통화정책과 관련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시장과의 소통에 언제 나설 것인지 궁금증이 커질 수밖에 없다.

국내 시장참가자들은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강연과 인터뷰 소식을 보면서 그저 부러울 뿐이라고 전한다. 연준의 소통에는 별 장애가 안 되는 코로나19가 유독 대한민국 금통위의 소통만 막는 이유가 무엇일지도 한번 생각해볼 문제다.(금융시장부 한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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