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영 특파원 = 미국 국채가격이 연일 하락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가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와 더불어 유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국채수익률은 급격히 상승했다.

10년물 국채수익률과 30년물 국채수익률은 각각 1.53%대, 2.07%대까지 올랐고, 2년물 국채수익률은 1년 반 만에 0.32%대로 고점을 높였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28일 오전 8시30분(이하 미 동부시각)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거래일 3시 기준보다 5.52bp 상승한 1.539%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 3시보다 2.86bp 오른 0.317%를 나타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 3시보다 7.40bp 상승한 2.070%를 기록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거래일 119.6bp에서 122.3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 6월25일 이후 석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30년물 국채수익률도 2.07%대로 오르면서 7월1일 이후 2개월 반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2년물 국채수익률은 장중 1.32%대까지 고점을 높였는데 이는 지난해 3월26일 이후 1년 반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긴축 행보의 첫걸음을 떼는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연준의 주요 관계자들은 연달아 테이퍼링 지지 발언을 이어가고 있고, 높은 인플레이션이 내년에 완화되겠지만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상승 전망에 더욱 불을 지폈다.

원유 공급 부족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천연가스 재고가 부족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에너지 가격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브렌트유 가격도 배럴당 80달러를 웃돌았다.

금융시장의 리스크 회피를 부추기는 미 연방정부 셧다운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상원이 전일 공화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피하기 위한 절차 투표를 진행한 결과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미국 정부의 부채한도 상향 법안을 거부하면서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는 더욱 커졌다.

민주당이 주도한 이 법안은 연방정부에 12월3일까지 자금을 지원하고, 부채한도를 내년 12월16일까지 유예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날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오전 10시에 있을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의 상원 은행위원회 증언에 주목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상원 은행·주택·도시위원회 증언을 앞두고 발표한 자료에서 이전에 언급한 내용을 반복한 상태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기 전에 앞으로 몇 달 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 같다"면서도 "점차 연준 목표치인 2%를 향해 완화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지속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또 "8월에 실업률은 5.2%였는데, 이 수치는 고용 부족을 과소평가한 것"이라며 "돌봄의 필요성과 바이러스에 대한 지속적인 두려움 등 팬데믹과 관련된 요인이 고용성장에 부담을 주는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경제지표는 7월 S&P /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와 9월 소비자신뢰지수, 9월 리치먼드 연은 제조업지수 등이 발표된다.

7월 전미 주택가격지수는 전년비 19.7%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면서 국채수익률이 상승하고 있고, 이런 흐름이 리스크 심리가 바뀔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봤다.

소시에테제네랄(SG)의 외환 전략 헤드인 키트 주케스는 "미국 채권시장 컨센서스는 11월에 테이퍼링이 시작되고, 2022년에 첫 금리인상을 하는 것이지만, 그 이후의 내재된 흐름은 그렇게 가파르지 않다"며 "브렌트유가 배럴당 80달러를 웃도는 상황에서 시장이 인플레이션을 걱정할 여지가 많이 남아있다"고 짚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채권수익률이 상승하는 것에 뛰어들고 있음을 의미하며, 이런 움직임은 일드가 리스크심리를 바꿀 때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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