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메타버스를 주목하고 있다.

네이버 '제페토'로 대표되던 국내 메타버스 시장은 SK텔레콤이 출시한 '이프랜드'를 시작으로 경쟁 체계로의 변화를 시작했다.

KT와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뿐 아니라 넷마블, 펄어비스를 포함한 게임사들도 메타버스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제페토의 누적 가입자 수는 지난 3분기 기준 작년 대비 40%가량 증가한 2억4천만명으로 집계된다.

전체 가입자 중 80%가 10대 고객으로 10대 이용자 중 90%는 글로벌향이다.

지난 10월 '메타(Meta)'로 이름을 바꾼 페이스북이 10년 후 목표로 제시한 메타 플랫폼의 가입자 수는 10억명이다.

2억4천만명이란 숫자는 향후 10년 메타와의 글로벌 패권 경쟁을 벌일 수 있는 의미있는 수치다.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제트는 지난달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2 등 외부 벤처캐피털(VC)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제트는 투자유치를 통해 '제페토 크리에이터 육성 펀드'를 만들고 가입자 확보에 속도를 낸다.

유튜브가 크리에이터(유튜버)를 기반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룬 것과 마찬가지로 제페토 크리에이터를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통신사부터 게임사까지…메타버스 참가 확대

국내 메타버스 시장에서는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시장 참가를 꾀하고 있다.

KT는 커머스와 커뮤니케이션을 중심으로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에 돌입하고 인공지능(AI)과 XR 등 기술로 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현재 메타버스 디자인을 만화로 할지 실사로 할지 등을 중점 검토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어린이와 사무공간 이용자 등 주요 타깃층을 정해 차별화된 메타버스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최근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통합한 XR 콘텐츠 플랫폼 '유플러스 다이브(U+DIVE)'를 출시했다.

영화와 공연, 여행, 웹툰, 게임 등 8개 카테고리에서 1천500여편의 XR 콘텐츠를 제공한다.

게임과 콘텐츠 업계에서도 메타버스를 통한 수익 창출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넷마블에프앤씨는 지난 8월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를 만들고 플랫폼 개발, 가상 아이돌 개발 등 관련 사업 준비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경기도 광명역 인근에 메타버스(3차원 가상현실) 시각특수효과(VFX) 연구소를 만들기로 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넷마블에프엔씨에 12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상태다.

펄어비스는 이달 초 유명인을 기반으로 초현실적인 디지털 아바타 '하이퍼모델'을 제작하는 북미 기업 '하이퍼리얼'에 300만 달러를 투자했다.



◇Z세대 소통 관문…놓칠 수 없는 시장

메타버스는 차세대 문화 소비층인 Z세대(1990년대 중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로 통하는 주요 관문이 됐다.

메타버스 트렌드는 5G 상용화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이 코로나19 팬데믹과 맞물리며 Z세대를 중심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3분기 기준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의 글로벌 다운로드 사용자 수도 80% 이상이 10대로 집계된다.

미래 주요 고객이자 경제 주체로 떠오르는 Z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유통업계와 콘텐츠업계는 물론 대학교와 금융권에서도 메타버스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

CU 포함한 편의점과 백화점들은 메타머스 마케팅을 시작했고, 삼성과 LG 등 대기업들도 신입직원 환영식을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진행한다.

대학교 축제와 졸업식, 채용 설명회, 보험회사의 고객 모집도 메타버스 내에서 이뤄진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SNS), 가상현실에 익숙한 Z세대를 겨냥한 메타버스 시장이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Z세대와의 소통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기업 생존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00조원 성장 전망…미래 e커머스 중심축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025년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털과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e커머스 시장이 메타버스를 주요 중심축으로 플랫폼을 변화하는 것이다.

페이스북이 '메타'로 거듭난 것도 이 같은 디지털 커머스의 변화를 감지한 조치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크버그는 향후 10년 내 10억명이 메타 플랫폼에 접속해 매일 10조 이상의 돈을 디지털 커머스로 지불하게 할 것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국내 기업들도 업종을 가리지 않고 메타버스 상거래의 근간이 될 대체불가토큰(NFT)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하이브는 5천억원 규모 유상증자로 블록체인 업체 두나무 지분 2.48%를 취득하고 합작 법인을 설립해 NFT 사업에 진출한다.

내년 상반기 방탄소년단(BTS)이 참여하는 신작 게임을 메타버스 플랫폼 '위버스'에 출시하고 아티스트 기반의 콘텐츠와 상품을 NFT를 통해 수집 및 교환, 전시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게임즈는 게임을 넘어 메타버스와 NFT 등의 사업으로 시즌2 시대를 연다.

자회사 넵튠과의 협력으로 오픈형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스포츠와 게임 및 메타버스에 특화된 NFT 거래소를 출시할 뜻을 밝혔다.

거래소에서는 카카오게임즈 사업에서 사용되고 있는 '골프 티타임 예약권'과 '게임 아이템', '아이돌의 팬아트' 등이 디지털 자산화돼 판매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들이 NFT 시장 진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며 "메타버스 플랫폼과 NFT 활용으로 향후 커머스 거래 형태가 큰 변화를 맞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jwchoi2@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47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