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약세를 보였다. 위험선호 심리가 되살아나면서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는 1% 안팎 수준의 상승세를 이어가며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를 강화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에 대한 우려도 진정될 기미를 보였다. 미국의 재정 부양책이 무산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매파적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2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14.083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4.088엔보다 0.005엔(0.00%)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338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2826달러보다 0.00554달러(0.49%)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9.34엔을 기록, 전장 128.72엔보다 0.62엔(0.48%)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96.473보다 0.47% 하락한 96.017을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의 장중 동향을 보여주는 틱차트:인포맥스 제공>

크리스마스 연휴를 이틀 앞두고 위험선호 심리가 귀환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슨 30산업평균지수,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 등 주요지수는 1% 안팎 수준의 급등세를 보였다.

오미크론에 대한 우려가 진정될 기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됐다. 오미크론 확진자는 급증세를 이어갔지만, 증세가 당초 우려보다는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미국의 최근 한 주간 일평균 확진자는 13만 명을 넘어섰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주 미국에서 확인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가운데 73%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올해 3분기(7~9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는 잠정치와 월가의 예상치를 모두 웃돌았다. 공급망 제약과 소비지출 둔화로 3분기 들어 성장률은 전분기보다 크게 둔화했다. 계절 조정 기준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연율 2.3% 증가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물가는 이전과 같거나 소폭 상향 조정됐다. 3분기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기 대비 5.3% 상승에서 변화가 없었다.

미국의 12월 소비자신뢰지수도 전달치와 예상치를 모두 웃돌았다. 12월 소비자신뢰지수가 115.8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이코노미스트 예상치인 110.0을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의 11월 기존주택 판매가 낮은 모기지금리와 고용 시장 회복에 힘입어 빠르게 증가했으나 월가의 예상치는 밑돌았다. 11월 기존주택 판매(계절 조정치)는 전월 대비 1.9% 증가한 연율 646만 채로 집계됐다. 11월 증가율은 1월이후 최고치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2.0% 감소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는 2.5% 증가한 650만 채였다.

연준이 매파적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은 여전했다. 연준은 내년 1분기에 자산매입 축소를 일컫는 테이퍼링을 마무리하고 이르면 6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2조 달러 규모의 '더 나은 미국 재건 법안'(Build Back Better Act)'의 무산 가능성에 따라 시장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도 해당 법안이 무산되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하향 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내년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4.4%로 예측하지만, 오미크론과 재정부양책 무산 가능성 등으로 최대 1%포인트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참가자들은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는 데 따른 파장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러시아 병력 배치 확대에 대응해 처음으로 산하 신속대응군(NRF)의 전투준비태세를 높였기 때문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서방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비우호적 행동을 계속할 경우 상응하는 군사 조치를 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에서 벨라루스, 폴란드를 거쳐 독일로 연결되는 '야말-유럽 가스관'의 가스 공급이 이틀째 중단됐다.

러시아가 가스공급을 제한하면서 유럽 내 가스 가격은 고공행진을 계속해 전날엔 심리적 경계선인 1천㎥당 2천 달러선을 훌쩍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채 수익률 상승세가 주춤해지면서 대표적인 캐리 통화인 일본 엔화의 약세도 진정됐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한때 114.336엔에 거래되는 등 상승세를 보였지만 장 막판 반락했다.

BMO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마이크 스트리치는 "우리는 여전히 오미크론 발병에 직면해 방향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지난 며칠간 점점 더 이전 변이인 델타보다는 잠정적으로 덜 심각하다는 증거가 쌓이고 있다"면서 "이는 내년도 경제 모멘텀을 우호적으로 형성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브라운 브러더스 해리먼의 분석가들은 "위험 회피 심리가 계속 줄어들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당장은 새로운 동력이 없어 다지기 구간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인베스코의 글로벌 시장 전략가인 아르납 다스는 "연속적인 봉쇄가 이전보다 경제적 영향 측면에서 덜 심각한 것 같다"면서 "부분적으로는 많은 적응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봉쇄가 2020년과 2021년만큼 포괄적이거나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예상치 못한 긴장 고조에 투자자들이 크리스마스 연휴에도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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