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안전자산 선호 현상 등으로 혼조세를 보였다. 글로벌 증시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으면서다. 미국의 경기 회복에 대한 의구심도 증폭됐다. 소매판매가 당초 전망보다 큰 폭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4일 오전 9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13.56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4.139엔보다 0.579엔(0.51%)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4376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4510달러보다 0.00134달러(0.12%) 내렸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9.90엔을 기록, 전장 130.71엔보다 0.81엔(0.62%)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94.870다 0.05% 상승한 94.915를 기록했다.

연휴를 앞두고 외환시장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급하게 소환됐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종합지수가 전날 2.51%나 급락하는 등 위험자산이 큰 폭으로 조정을 받으면서다. 다음 주 월요일인 17일은 '마틴 루터 킹 데이'를 맞아 증시 등 뉴욕 금융시장이 휴장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매파적인 행보를 강화한 데 따른 파장은 달러화 등에 선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대비 또다시 9% 이상 올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12월 PPI가 전월 대비 0.2% 상승하고, 전년대비 9.7% 올랐다.

전월대비 상승률은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0.4% 상승을 밑도는 수준이다.

이에 앞서 지난 12일 발표된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계절조정치)는 전월보다 0.5% 오르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7.0% 올랐다.12월 전년 대비 물가상승률(7.0%)은 1982년 6월 이후 최고치이다. 6%를 넘는 물가 상승세도 3개월 연속 지속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으로 미국의 12월 소매판매는 월가 예상치보다 더 많이 줄었다. 12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9% 감소한 6천268억 달러로 집계됐다. 12월 소매판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0.1% 감소를 밑돌았다. 미국의 소매판매는 1월과 3월에 연방 정부의 현금 지원책에 힘입어 7.6%, 10.7%깜짝 증가한 이후 4월부터 소폭 증가와 감소를 반복했다.

달러 인덱스 기준으로 기술적으로도 주목해야 할 신호가 감지됐다. 주간 단위로만 1% 이상 하락하면서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으로 100일 이동평균선을 밑돌면서다.

인플레이션을 조정한 미국채 10년물의 실질 수익률이 연초대비 40bp나 급등한 점도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증시 랠리와 경제회복을 위협할 것으로 풀이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투자자들은 달러화 매수 포지션을 추가하는데 경계감을 드러냈다. 헤지펀드의 달러 포지션이 2020년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근접하고, 미국의 최종 금리 수준이 연준의 이전 금리 인상 주기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 2% 미만이라는 이유에서다.

안전 피난처인 일본 엔화는 가파른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는 등 약세를 보이면서다. 미국채 수익률 상승세도 주춤해지면서 일본 엔화에 대한 캐리 수요도 제한된 것으로 풀이됐다.

급등했던 유로화 강세도 주춤해졌다. 유로화는 전날 한때 1.14814달러를 기록하는 등 이틀 연속 상승했으나 이날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단기 급등에 따른 경계감과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면서다.

소시에테 제네랄(SG)의 외환 전략가인 케네스 브룩은 "미국 경제가 모든 실린더에 불을 붙이고 있지만 평평한 미국채 수익률 곡선과 달러 약세는 다른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달러화가 11월 저점으로 조정한 것은 투자자들이 다른 곳에서 더 큰 가치를 보고 있다는 점을 일깨워 준다"고 강조했다. 당초보다 더 빠르고 공격적인 연준의 긴축 정책이 실질 수익률 상승에 내재돼 경제 성장을 둔화시키고 자산 가치를 하락시킬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HSBC의 전략가들은 시장이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와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이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점점 더 우려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다시 말해 시장은 이것이 미국 달러화에 좋은지 나쁜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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