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이번 주 초 실시된 국고채 30년물 입찰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이었던 가운데 비경쟁인수 옵션 발행 물량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장기물 공급 확대는 다른 테너(만기) 물량 부담을 줄여주고 국고채 초장기 구간 금리 역전 해소에도 일부 도움될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금리 역전이 완전히 해소되는 데까지는 다소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고채 30년물 입찰일인 지난 7일부터 전일까지 비경쟁인수Ⅱ(전문딜러) 옵션은 총 6천750억 원어치 행사됐다. 인수 가능 금액의 88.2%에 이른다.

비경쟁인수Ⅲ(스트립조건부) 옵션은 1천400억 원 행사돼 인수 가능 금액의 51.7%에 달했다.

이는 지난 1월 비경쟁인수Ⅱ 옵션이 0.4% 행사에 그치고 비경쟁인수Ⅲ 옵션 발행이 전무했던 것과 대비된다.

국고채 30년물 입찰 규모가 4조 원에 육박하는 등 역대급이었고, 입찰 이후 국고채 30년물 금리가 반락하면서 강세장이 나타난 영향이 컸다.

앞서 본입찰에선 2조8천억 원이 연 2.620%의 금리에, 선매출은 1조1천억 원이 연 2.615%의 금리에 낙찰됐다.

국고채 30년물 최종호가 금리는 지난 9일 옵션 행사 가능한 인더머니인 2.615%까지 내렸다. 당시 옵션이 100% 행사된다면 최대 1조2천억 원에 달하는 물량이 출회할 것으로 점쳐졌지만 옵션 행사 마지막 날인 전날 금리가 반등하면서 발행이 예상에 못 미쳤다.

최근 글로벌 채권시장 환경이 우호적이지 못해 섣불리 옵션을 받아 가기 어려운 점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입찰 물량이 역대급으로 많았고 최근 국고 30년 금리가 급격하게 올라오면서 입찰이 약하게 됐었다"며 "상당히 금리 메리트가 있는 구간에서 낙찰이 됐고 그런 점 때문에 인더머니에 들어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고채 30년물 물량 확대는 다른 테너 공급 부담 완화와 초장기 구간 금리 역전 해소에 일조한다고 평가된다. 다만 금리인상기 초장기물에 대한 실수요가 꾸준해 당장 완전한 해소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고채 30년물보다 10년물 금리가 더 상승하면서 이번 주 초장기 금리 역전은 심화했다. 연합인포맥스 국채지표 스프레드(화면번호 4544)에 따르면 국고채 30년-10년 금리 차는 전일 -5.5bp로 주 초 -2.2bp와 비교해 역전 폭이 3.3bp 벌어졌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옵션 행사가 되는 동안 커브 역전이 일시적으로 완화할 수 있겠지만 결국은 시장 전체적으로 강세로 돌아서야 커브 역전이 완전히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험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옵션이 한 번에 시장에 쏟아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장내에서 소화되기 때문에 커브 역전 해소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월별 국고채 발행계획에서 30년 발행을 지속해서 늘리는 방향으로 가지 않는 한 초장기 수요가 워낙 탄탄해 당장 커브 역전 해소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 일드커브 분석,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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