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금융지주가 품은 저축은행들의 실적이 지난해에도 순행하면서 명실상부한 알짜 비은행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 계열사인 KB·신한·하나·우리금융·BNK저축은행 등 5개 저축은행의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1천125억원으로 1년 전보다 25% 증가했다.

하나저축은행의 순익 성장세가 가장 가팔랐다. 하나저축은행은 지난해 26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47.2% 증가했다.

지난해 3월 우리금융지주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우리금융저축은행은 15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편입 전인 지난 2020년의 당기순이익 111억원보다 37.8% 늘었다.

다음으로 BNK, 신한, KB저축은행 순으로 같은 기간 각각 29.5%, 12.2%, 9.2% 성장한 215억원, 303억원, 18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나타냈다.

금융지주계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에서 대출 규제로 인해 소화하지 못했던 대출수요를 받아내면서 견조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다. 특히 그룹 내 시중은행 등이 한도, 신용등급 등을 이유로 대출이 어려운 고객에게 같은 계열사 저축은행의 대출상품을 연결해주는 연계대출 영업을 펼치며 대출자산을 키워갔다.

저축은행 계열사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자 지난해 금융지주들이 유상증자 지원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비은행이 순이익에 기여하는 비중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편이다. 금융지주계 저축은행들은 유상증자를 통해 대출 여력을 충분히 확보해 영업 경쟁력을 더욱 키워갔다.

하나저축은행은 지난해 7월 하나금융그룹으로부터 유상증자를 통해 1천억원을 지원받았다. BNK저축은행도 같은 달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받았다. 여신자산이 지속해서 증가하면서 BIS자기자본비율이 떨어지자,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펼치기 위해 운영자금을 확충한 것이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지난해 5월 1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2012년 이후 약 10년 만의 유상증자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2천억원대로 늘리며 업계 10위권 수준으로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올해에는 NH저축은행도 농협금융지주로부터 1천억원가량을 수혈받았다. 농협금융은 지난 2014년 NH저축은행을 계열사로 편입한 뒤로 처음으로 유상증자 지원을 결정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익성이 높은 비은행 계열사에 자본확충을 지원하면 자금 지원 효과가 더 커진다"며 "저축은행은 여신증가에 따라 낮아진 BIS비율을 관리할 필요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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