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 미국 국채수익률 틱차트
연합인포맥스

(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영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이 혼조세를 보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급격히 확산됐지만 채권시장에서는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합쳐진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동시에 나타났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24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각)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거래일 3시 기준보다 0.87bp 하락한 1.969%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 3시보다 5.15bp 내린 1.548%였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 3시보다 1.35bp 오른 2.290%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거래일 37.8bp에서 42.1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 국채수익률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에 오전에는 전거래일보다 10bp 이상 급락했다.

안전자산 선호로 미 국채 매수가 집중되면서 10년물 미국 국채수익률은 1.84%대까지 빠졌고, 30년물 국채수익률도 한때 2.15%대까지 내렸다.

2년물 미국 국채수익률 역시 한때 1.46%대로 저점을 낮췄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 현지 시간으로 오전 5시 50분께 긴급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위협을 용인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특별작전을 선언했다.

그는 이번 군사행동이 친러시아 반군 점령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주민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며 "우크라이나 점령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등 곳곳에서 미사일 공격을 동시다발로 진행했다.

하지만 장중 미국 국채수익률은 오후에 다시 가파르게 올랐다.

채권시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세계 경제 성장률 둔화를 불러올 가능성과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등에도 주목했다.

러시아의 전쟁 감행으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돈데다 천연가스 가격도 폭등하고 있는 데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의 러시아 제재로 글로벌 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를 비롯한 상품 가격이 오르면서 인플레이션이 고조될 수 있는 점도 부각됐다.

이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행보 역시 예상대로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졌다.

안전자산선호에 집중하던 채권시장은 오후 들어 점차 인플레이션 우려와 미국 증시 반등으로 눈길을 돌렸다.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연준의 정책 경로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기대는 유지됐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사태가 연준의 정책 정상화의 근거를 바꾸는지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메릴랜드 상공회의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그동안 정책 정상화가 적절한 때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해왔으며, 이는 기저 수요가 강하고, 노동시장은 타이트하고 인플레이션은 높으며, 광범위해지고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상황이 "이런 근거를 바꾸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이날 연설에서 "3월에 금리를 올리고 이후 몇 개월간 추가적인 인상을 단행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번 침공이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연준이 얼마나 빨리 움직여야 하는지에 대해 시사점을 던져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메스터 총재는 "미국의 중기적 경제 전망에 우크라이나 상황이 미치는 영향이 완화책을 제거하는 적절한 속도를 결정하는 데 있어 하나의 고려사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영국 등의 추가적인 러시아 제재안 역시 시장의 예상보다 엄격하지는 않았다.

이날 오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했는데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시스템에서 러시아를 퇴출하는 제재안은 제외되면서 경계심은 다소 누그러졌다.

아울러 나스닥을 비롯해 S&P500지수가 일부 상승 전환하면서 우크라이나 관련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우려가 완화됐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공격 확대에 주목하면서도 글로벌 경제 전망에 미치는 영향과 연준의 정책 경로에서 눈을 떼지 않는 양상이다.

지정학적 위험으로 50bp 인상 가능성은 약해졌지만 25bp 인상 기대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투자회사 누빈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이는 연준의 금리인상 압력을 증가시킬 것"이라면서도 "연준은 시장 변동성이 큰 기간에 금리를 올리는 것은 꺼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뭔가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줘야 하기 때문에 3월에 25bp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결론은 연준의 어떤 액션(또는 액션 없음)이 심지어 더 큰 변동성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플루미리 그룹의 패트릭 암스트롱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쟁과 제재는 스태그플레이션을 가져오며, 성장을 만들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만들지만 좋은 종류의 인플레이션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는 일드커브를 가파르게 할 것"이라며 "스태그플레이션 배경에서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이 1.17%를 보일 수는 없다"며 "이 시나리오의 인플레이션은 더 높은 국채수익률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캐피털 이코노믹스(CE)는 "정책담당자들은 인플레이션 상방 리스크와 경제 활동의 하방 리스크를 저울질할 것"이라며 "이런 갈등이 올해 연준의 긴축 정책을 무산시키지는 않겠지만 지난 24시간 동안의 사건은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쪽으로 기울었다"고 말했다.

CE는 "유로존은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어 위험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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