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가 달러 인덱스 기준으로 2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세진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책 정상화 기조를 고수할 것으로 점쳐지면서다. 비철금속 등 원자재 시장도 동반 급등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은 가중될 것으로 진단됐다. 유로화는 달러화와 1대1로 교환되는 환율 수준까지 곤두박질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압력이 가중되는 가운데 경기가 둔화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풀이됐기 때문이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7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15.273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4.813엔보다 0.460엔(0.40%)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08692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9342달러보다 0.00650달러(0.59%)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5.30엔을 기록, 전장 125.77엔보다 0.47엔(0.37%)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98.487보다 0.64% 상승한 99.114를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는 한때 99.422를 기록하는 등 지난 2020년 5월 이후 최고치를 찍으며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달러 인덱스의 일봉 차트:인포맥스 제공>

유로화의 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유로존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세진 가운데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는 등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증폭됐기 때문이다. 독일 분트채 10년물과 연동하는 유로존 물가채는 수익률이 한꺼번에 10bp나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존의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며 한때 1.08060달러까지 하락했다. 2020년 저점인 1.0635달러 하향 테스트도 기정사실이 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달러화와 유로화가 1대1의 환율로 교환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 따른 충격으로 국제유가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72달러(3.2%) 상승한 배럴당 119.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팩트셋 자료에 따르면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08년 9월 이후 최고치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해지면서 금 가격도 온스당 2천 달러 선을 위로 뚫었다. 런던거래소에서 니켈 가격은 한때 30.7%나 치솟으며 사상 최대의 1일 상승폭을 기록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유가 급등을 부채질한 것으로 풀이됐다. 블링컨이 인터뷰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방안 중 하나로 유럽 동맹국들과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를 논의 중이라고 밝히면서다. 블링컨 발언 등의 영향으로 브렌트유는 한때 배럴당 130달러 선을 웃돌았고, 향후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 선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까지 제기됐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새삼 주목받을 전망이다. 시장은 이미 미국 CPI가 전년동기 대비 7.9% 근원 CPI가 6.4%에 이르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달러화는 달러 인덱스 기준으로 100을 위로 뚫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연준이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를 고수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연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도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10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됐다.

연준에서도 대표적인 비둘기파인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까지 기준금리 인상의 필요성에 대해 목청을 돋웠다.

에번스 총재는 지난 주말 물가 급등과 임금 상승으로 소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소기업의 많은 비즈니스 모델이 미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번스 총재의 발언은 미국의 2월 고용보고서가 나온 직후 나왔다. 미국의 2월 신규 고용은 67만8천 명 증가해 시장의 예상치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에번스 총재는 "임금이 오르고 있다. 임대료가 오르고 있으며, 휘발유 가격도 오른다. 마진이 크게 줄어드는 많은 기업이 있다"라며 "그들이 정말로 그걸로 생존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완화 정책을 선호하는 대표적인 비둘기파 성향의 인물로 평가됐지만, 현재의 통화정책 스탠스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더 강력하게 인플레이션에 대응할 수 있는 위치에 있도록 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통화정책을 확실히 더 중립적인 수준으로 이동시킬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안전통화인 일본 엔화는 안전선호 심리 강화에도 약세로 돌아섰다. 세계 최대의 에너지 수입국가인 일본이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분석되면서다. 달러-엔 환율은 한때 115.317엔에 거래되는 등 상승세를 보였다. 달러-엔 환율 상승은 엔화가 약해졌다는 의미다.

ANZ 분석가는 "러시아에 대한 가스 의존도를 고려할 때 특히 유럽 등 글로벌 성장에 매우 나쁜 소식이다"고 진단했다.

브린 모어 트러스트의 채권 담당인 짐 반즈는 " 지난 몇 주 동안 시장이 정확히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동일한 요인이 있었다는 게 놀랍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준은 여전히 금리를 인상할 결기를 가지고 있어 단기물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장기물은 인플레이션에 따라 움직여야 할 지 낮은 성장 기대치에 따라야 하는지 알아 내려고 약간 튀고 있다"면서"하지만 이날은 높은 에너지 가격에 여전히 한쪽 눈으로 위험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에단 해리스는 "서방이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 대부분을 차단한다면 세계 시장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러시아의 500만 배럴이 감산되면 원유 가격이 배럴당 200달러로 두 배나 폭등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NAB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스태그플레이션의 가능성이 매우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ECB는 자산매입에 프로그램에 대해 최대한 유연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ECB)는 2분기와 그 이후에도 200억 유로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금리 인상 시기를 효과적으로 이연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웨스트팩의 외환 전략 헤드인 리차트 프라눌로비치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점점 더 유로화를 압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안전한 피난처를 찾는 흐름이 한동안 계속될 가능성이 있고 연준 관리들은 정책 정상화를 계속 추진하기를 열망하고 있다"면서 "달러 인덱스 100을 웃도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고 강조했다.

neo@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6시 13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