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가 달러 인덱스 기준으로 큰 폭의 약세로 돌아섰다. 유로화가 큰 폭의 반등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엔화는 약세 폭을 줄였기 때문이다. 고공 행진을 거듭했던 국제유가는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숨고르기 양상을 보였다. 산유국의 증산 기대 등이 불거지면서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9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15.802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5.636엔보다 0.166엔(0.14%)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0705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9139달러보다 0.01655달러(1.52%)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9.19엔을 기록, 전장 126.12엔보다 2.07엔(1.64%)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98.049보다 1.08% 하락한 97.980을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 장중 흐름을 보여주는 틱 차트:인포맥스 제공>

유로화가 전날에 이어 반등에 성공했다. 단기간에 너무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던 유로화가 22개월만에 최저치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다.

유럽 연합(EU)이 에너지와 국방 지출을 확대하기 위해 대규모 채권을 발행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유로화는 되레 강세를 보였다.

유럽중앙은행(ECB)가 오는 10일 통화정책 방향을 발표한다는 점도 고려됐다. ECB는 비둘기파적인 행보를 고수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고 있어 ECB가 정책 대응을 강화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유화적인 조처를 한 데 따라 유럽증시가 폭등하는 등 위험자산이 랠리를 펼쳤다. 러시아는 키이우, 체르니히우, 수미, 하르키우(하리코프), 마리우폴 등 5개 도시에서 출발해 우크라이나 내 다른 도시들과 러시아로 이어지는 10개의 인도주의 통로 노선 개설을 위해 휴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해당 소식에 반색하며 7~8%대의 폭등세를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7.92% 증가한 13,847.93으로 장을 마치며 2020년 3월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도 7.13% 오른 6,387.83,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지수는 7.44% 상승한 3,766.02를 각각 기록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3.25% 오른 7,190.72로 거래를마쳤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도 2~3%대 급등세를 보이면서 위험선호 심리의 회복을 반영했다.

이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석유 수급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지만,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 이상 폭락한 109달러 언저리에서 거래되는 등 하락세로 돌아섰다. 러시아의 유화적인 움직임에다 아랍에미리트(UAE)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산유국들에 산유량을 더 빠르게 늘리는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다.

안전통화인 일본 엔화는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세계 최대의 에너지 수입국 가운데 하나인 일본이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경상 수지 적자 폭 확대에 시달릴 것으로 풀이됐기 때문이다. 미국 국채 수익률도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일본 엔화 약세를 부추겼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이날 한때 8.1bp 오른 1.929%에 호가됐다. 달러-엔 환율은 한때 115.87엔까지 상승하는 등 3주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달러-엔 환율 상승은 엔화의 약세를 의미한다.

전쟁 당사국인 러시아의 역내 외환 시장은 이번 주 들어 처음으로 개장된다. 루블은 다른 러시아 자산과 함께 자유 낙하를 거듭하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러시아가 국가 부도 상황에 내몰릴 것으로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다. 역외 시장에서 루블화 가치는 한때 146루블까지 하락했다가 130루블 언저리에서 호가가 나오고 있다.

시장은 오는 10일 발표되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유럽중앙은행(ECB) 등 글로벌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FX스트리트닷컴의 수석 분석가인 조셉 트레비사니는 한 달 전만 해도 유로화는 1.15달러에 가까웠다면서 1.10달러 아래로 급락한 것은 지나쳤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너무 빠르고 가파른 움직임이기 때문에 차익 실현과 일부 되돌림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늘은 확실히 시장 전반에 걸쳐 위험선호 심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본토벨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댄 스콧은 "전쟁은 인플레이션을 조장하며 특히 이번 전쟁은 대단히 인플레이션을 조장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석유나 천연가스 등 에너지뿐만 아니라 원자재 전반에서 인플레이션이 촉발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곡물 가격은 물론 니켈가격도 중앙 은행 정책에 반응하지 않는다"면서 "금리 인상은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보뱅크의 외환 전략 헤드인 제인 폴리는 "유럽의 통화는 지난 몇 주 동안 큰 압박을 받았고 이러한 가치 평가 중 일부는 과도한 것처럼 보이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EU가 에너지 및 국방 지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채권 발행을 고려하고 있다는 전날 뉴스는 유로를 뒷받침하는 등 유로와 유럽 통화의 더 나은 분위기를 촉발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확산되는 것에 대해 큰 우려가 있는 동안 유로가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G10 외환 리서치 글로벌 헤드인 스티븐 잉글랜드는 "우리의 단기적 비관주의는 전쟁이 우크라이나 국경 너머로 확대될 수 있다는 투자자의 두려움이 빠르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유로화가 분기말까지 1.06달러로 떨어지다가 연말에는 1.14달러로 느리게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전쟁이 확산된다면 아마도 1달러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CBA의 전략가인 캐롤 콩은 "시장 참가자들은 '원자재' 가격이 높기 때문에 호주 달러를 사야 한다는 관점에서 너무 높은 원자재 가격이 수요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이유로 '호주 달러를 매도한다'로 관점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전쟁의 영향이 가라앉기 전에 0.7000달러를 테스트하는 것도 여전히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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