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신용카드 시장 점유율 10%가량을 차지하는 롯데카드를 인수하려는 움직임이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인수를 추진하는 KT와 롯데카드 지분 20%를 보유한 우리은행 등이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6일 IB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대주주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를 인수하려는 잠재적인 후보군을 대상으로 매각 의사 타진(태핑)에 돌입했다.

롯데카드는 카드 업계 시장 점유율 10% 전후를 나타내며 '알짜 매물'로 손꼽힌다.

여신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지난해 말 기준(일시불+할부, 구매전용카드 제외)으로 신한카드(21.25%), 삼성카드(18.66%), KB국민카드(17.72%), 현대카드(16.58%)에 이어 업계 5위(9.39%)를 차지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최근 몇년간 점유율을 조금씩 올리며 양호한 수익성을 나타냈다.

지난해 롯데카드의 당기순이익은 2천414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84.7% 증가했다.

새로 출시한 '로카 시리즈'를 포함한 상품 경쟁력을 강화했고 금융자산도 증가하며 전체 수익성이 개선된 영향이 컸다.

지난 2019년 5월 MBK파트너스 인수 이후 인력 개편도 단행하며 운영 효율성도 높아졌다.

IB업계에서는 롯데카드의 시장 가격을 최소 3조원 이상으로 평가했다.

MBK파트너스 보유지분 59.83%의 가치가 2조원 가량이고 당시보다 높아진 경영권 프리미엄과 전체 지분을 합산할 경우 3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IB업계에서는 '롯데 파이낸스 베트남'에 대한 시장 가치가 높아지고 있어 이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롯데카드는 지난 2018년 3월 베트남의 '테크콤 뱅크' 소유의 '테크콤 파이낸스' 지분을 100% 인수해 국내 카드사 최초로 베트남 소비자금융 시장에 진출했다.

인수 이후 롯데카드는 '롯데 파이낸스 베트남'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2018년 12월부터 할부금융대출을 시작으로 소비자금융 사업을 시작했다.

2019년 4월에는 신용카드 2종을 출시해 본격적인 신용카드 영업도 개시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카드의 시장가치가 날이 갈수록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뿐 아니라 베트남 사업에 대한 평가도 부각되며 시장에서 롯데카드를 바라보는 시각이 확장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롯데카드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BC카드를 계열사로 둔 KT가 꼽힌다.

KT는 비씨카드를 소매금융을 중심으로 한 전업카드사로 키우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동안 비씨카드가 신용카드 전표 매입 업무에 치중하는 B2B 사업 비즈니스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지난해부터 자체 카드 발급을 늘리는 소매금융을 강화하고 있다.

케이뱅크의 시장 영향력 확대에 이어 비씨카드까지 소매 금융을 확장하며 시너지효과를 노리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3년 전 롯데카드의 지분 20%를 인수할 당시, 향후 지분 매각 시 인수를 먼저 검토할 수 있는 권리인 '우선검토권'을 확보했다.

다만 이 우선검토권이 얼마나 법적 효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IB업계의 평가다.

우리은행이 롯데카드를 인수해 우리카드와 합병할 경우 우리카드와 롯데카드를 합친 시장점유율은 단숨에 업계 3위권(18.34%)으로 뛰어오르게 된다.

카드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가장 적극적으로 롯데카드를 인수하려는 곳은 KT이고 우리은행도 금융그룹 내에서 카드 사업을 확장하려는 욕심이 있다"면서 "당장 매각이 이뤄지지는 않겠지만 롯데카드의 시장 가치는 앞으로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롯데카드 본사 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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