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악재들이 세계 금융시장을 흔드는 가운데 간밤 달러화 가치는 강세를 이어가며 102.9선으로 급등했다.
인플레이션 급등으로 인한 미국의 공격적인 긴축 및 중국 일부 지역 봉쇄 강화로 인한 글로벌 경기둔화 공포가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하는 모습이다.
특히 간밤 러시아가 폴란드와 불가리아 등 일부 유럽 국가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면서 유로화 가치는 급락했다.
유로-달러 환율이 1.05달러대 중반으로 하락한 가운데 달러 인덱스는 장중 103.2선까지 상승폭을 확대하기도 했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역외시장에서 달러-원 환율도 한때 1,270원 선으로 상승폭을 확대하는 모습이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266.50원에 최종 호가됐다.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00원)를 고려하면 전일 현물환 종가(1,265.20원) 대비 1.30원 오른 셈이다.
다만, 달러인덱스가 다시 103선 아래로 하락하는 과정에서 역외 달러-원 1개월물의 1,270원대 상승 시도가 여러 차례 막히는 모습이 보이는 등 역외시장에서도 당국의 개입이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역외시장에서의 달러화 강세 및 위험회피 분위기를 반영해 상승 출발하겠지만, 지난 사흘간 급등세에 대한 피로감이 큰 데다 당국 부담도 지속될 것으로 보며 1,260원대 중후반 또는 1,260원대 중반에서 등락이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전일 당국의 의지에도 하단에서의 결제수요 및 저가 매수가 꾸준했던 만큼 심리와 수급은 여전히 상승에 좀 더 치우친 모습이다.
특히 수급은 하방 재료가 네고물량과 당국 개입 등으로 제한된 가운데 상방 재료는 달러 강세와 글로벌 증시 약세, 연기금의 해외투자 수요, 급한 결제수요 등 산재한 상황이라 수급 쏠림이 장중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환율 상승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계속 달러 매수에 나서는 상황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혼조세를 보인 가운데 전일 1% 넘게 급락했던 코스피 지수가 되돌림을 나타낼지 살펴야 한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19% 상승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21% 올랐다. 나스닥 지수는 0.01% 하락했다.
그러나 코스피 반등에도 4월 들어 외국인은 4조9천억 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하는 등 환율 상승 압력을 높이는 모습이다. 이번 주에만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조6천억 원 넘게 주식을 순매도했다.
악재가 겹치는 가운데 심리가 버텨내기는 힘들다. 당국이 얼마나 강하게 막느냐보다는 지지력이 얼마나 지속될지가 더 중요해 보이는 이유다.
이날 한국은행은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와 3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을 발표한다. (금융시장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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