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이규선 기자 = 서울 외환시장에서 증권사로는 처음 FX(외환) 시장에 발을 내디뎠고, 지금까지 꾸준한 수익을 내는 하우스로 한 자리를 지켜온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18일 이윤재 NH투자증권 글로벌FI본부 이사는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오랜 기간 증권사에서 안정적으로 FX딜링룸을 이끌어 온 비결에 대해 ▲시장 앞에서 겸손할 것 ▲손절을 잘할 것 ▲자신 있게 할 것 등 세 가지 원칙을 소개했다.

이 이사는 "아무리 뛰어난 딜러도 시장을 이길 수 없다"며 "시장과 반대로 포지션을 잡고, 어떻게든 시장이 움직여주길 바라는 트레이딩을 하지 말 것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그는 "프랍 트레이딩은 (돈을) 잃을 때보다 버는 횟수가 많아야 한다"며 "손절을 잘해야 하면서도 자신감이 없으면 절대 포지션을 들어갈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윤재 NH투자증권 글로벌FI본부 이사




이윤재 이사는 지난 2000년 LG투자증권 공채로 입사해, 외화자금을 담당한 이후 인수·합병 과정에서 NH투자증권 FICC 본부로 이동해 FX딜링룸을 설계했다.

인터뱅크 시장에 스팟 라인을 확보하고, 거래량을 늘린 덕분에 증권사로는 가장 먼저 서울외환시장운영협의회(외시협)에도 이름을 올렸다.

딜링룸에는 이윤재 이사를 비롯해 조현석 부부장, 이동훈 과장, 노대일 과장, 장원석 과장 등 총 다섯 명의 딜러가 포진해 있다.

달러-원 스팟의 주포로 활약하는 조 부부장은 로컬과 외국계은행, 증권사 등을 두루 거친 베테랑 딜러다. 이 과장은 3년차 딜러로 사내 FX 물량 처리를 맡고 있다.

노 과장과 장 과장은 올해 딜링룸에 새롭게 합류했는데, 노 과장은 주요 IT업체 연구원 출신으로 AI 기술과 머신러닝을 통한 트레이딩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장 과장은 법인 영업 등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인재로, 이 이사가 직접 발탁했다.

이 이사는 "아직 딜러들 모두의 시장 경험이 많다고 할 수 없지만, 그런 부분에 대한 우려와 다르게 모두 잘해주고 있다"며 "아직은 미약하지만, 점점 더 잘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AI(인공지능)와 머신러닝 등으로 한층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하려는 시도에 힘쓰고 있다.

이 이사는 "증권사 중에는 AI 기술을 활용하는 시도가 최초일 텐데, 딜링룸에 IT 인력을 영입한 것도 회사 차원에서 놀랄 만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증권사는 항상 정체된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해마다 무엇으로 수익을 낼지 고민을 하다 보니, 새로운 AI나 머신러닝 등을 활용하는 연구를 했다"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 중에는 AI 기반한 트레이딩을 단계적으로 실현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기존에 마(MAR) 트레이딩에서 최적의 포지션 커버를 위한 시점이나 이종통화 간 과거 상관관계 등을 분석해서 수익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나갈 계획이다.

이 이사는 "만약 달러화가 강세라고 해도 프랍 입장에서 달러 롱만 가져가기에는 부담이 된다"며 "이때 달러 강세를 다른 통화인 유로화나 파운드 등에 조합해보는 방법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프랍 트레이딩에 주력하면서도 오랜 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지키려는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팀은 오버나이트 포지션을 가져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한 번에 대박을 내자는 것보다는 승률을 높여서 꾸준하게 하루씩 나눠서 수익을 거두는 것을 훨씬 선호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증권사 딜러의 최대 강점은 전투력이라고 표현했다. 주요 은행들과 비교해 플로우나 거래 규모 면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지만, 항상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이 이사는 "증권사에서 프랍 트레이딩을 매일 하다 보면 어느새 전투력이 굉장히 세진다"며 "시장 전체에서 증권사 거래 점유율이 15~20% 수준까지 올라온 만큼 자부심을 품고 거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증권사의 환전 물량도 있고, 프랍 거래도 많아지면서 시장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었다"며 "외환당국도 관심을 기울여 증권사의 트레이딩에 대해 좀 더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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