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올해 들어 부진했던 크레디트 채권 시장의 전망이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국고채 시장의 변동성이 크레디트 채권 투자를 어렵게 만들고 있고, 실질금리의 상승이 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신용 스프레드가 계속 확대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19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우리나라 크레디트 채권 시장의 분위기는 국고채 시장에 비해서도 더 어두운 편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시장에서 은행채와 공사채 등 크레디트 채권이 전반적으로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시장은 약세 속에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른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금리 인상기의 고점을 반영해서 국고 3년 금리 레벨이 안정화되고, 내년 상반기에 금리 상단이 잡힐 때까지 크레디트 채권은 부정적"이라며 "여전채나 캐피탈채가 특히 약한 것을 보면 펀더멘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크레디트 채권의 부진 전망은 국고채 시장의 변동성과 실물 경제의 둔화 모두에서 기인한다.

국고채 시장의 분위기가 하반기에 개선되더라도 그 과정에서는 금리의 등락을 겪을 것으로 보이는데,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 대안으로 크레디트 채권은 부적합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또 최근 중앙은행의 통화 긴축 정책에 따라 실질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이는 국고채와 회사채 금리의 차이인 신용스프레드의 확대와 연결지을 수 있다.

실질금리 상승이 기업 자금 상황의 악화로 이어지고, 이를 반영한 회사채 금리가 국고채 금리 대비 더 크게 오르면서 신용스프레드가 벌어지는 것이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질금리가 올라간다는 것은 기업들 입장에서 원가의 상승 부담을 판매가에 반영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잠식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실질금리와 신용스프레드 곡선은 함께 움직이는 경향을 보인다.

[신용스프레드(녹색)와 물가채금리(실질금리. 보라색)]
[출처 : 연합인포맥스]




전문가들은 전망이 어두운 크레디트 채권 시장에서 차라리 역발상 투자를 추천하기도 한다. 역발상 투자의 대상으로 최근 채권 발행물량을 쏟아내면서 시장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는 한국전력공사의 채권 등이 꼽힌다.

일시적인 발행물량의 급증으로 신용도 대비 금리가 높아져서 장기적으로 매수가 유리하다는 진단이다.

김상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기회를 보자면 한전채는 어느 정도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신용도는 높은데 저평가가 심해 매수해서 보유하면 상대적인 성과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캐리 매력이 커졌기 때문에 매수를 준비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수년간 찾아보기 어려웠던 캐리 매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5월 후반부터는 크레디트 매수 전략을 수립하고 3분기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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