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한국은행은 미국 내 임금과 물가 간 연쇄상승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과 논쟁에 대해 현재 시점에선 발생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임금(노동비용) 상승이 물가에 연동될 수 있지만 역으로 물가 오름세가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는지는 실증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한은은 22일 '미국의 임금-물가 간 관계 점검'을 주제로 발간한 보고서에서 "최근 미국 내 물가와 임금 모두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면서 두 변수 간 상관관계가 강화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임금과 물가의 동시 상승 배경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대유행) 충격 이후 상품 및 노동시장에서 수요가 강한 회복세를 보인 반면 공급은 제약된 점을 들었다.





한은은 서비스업 중심으로 임금이 상승하고 고인플레이션 등으로 기업이 비용상승을 가격에 전가하기 용이해지면서 '임금의 물가 전이' 경향이 강화했다고 진단했다.

물가에 대한 파급 영향이 상대적으로 큰 서비스업 임금이 더 크게 오르면서 경제 전체의 물가상승 압력이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보호무역 강화 등에 따른 세계화 추세 약화도 기업이 가격을 인상하기 쉬운 환경으로 작용했다고 부연했다.

이러한 '임금→물가 경로'를 고려할 때 향후 노동시장 수급 상황이 개선되는 경우 임금 상승 폭이 둔화하면서 노동시장 요인에 의한 물가상승 압력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은 "코로나19로 급락했던 경제활동참가율이 지속적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인지 여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임금상승이 주로 구인난에 기인한 데다 노조 협상력이 약화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물가가 임금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기업이 임금 인상 시 주로 고려하는 장기 기대물가가 현재까지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물가→임금 경로'를 약화하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한은은 "올해 들어 임금과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현재까지는 임금-물가 간 연쇄상승 발생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고인플레이션 고착 시 실질임금 보전을 위한 임금인상 요구뿐 아니라 고용 단계에서부터 임금을 물가에 연동시키는 변화도 나타날 수 있어 연쇄상승 발생 가능성 우려는 상존한다"고 덧붙였다.





mjlee@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2시 0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