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0일 서울채권시장은 간밤 해외 금리의 상승과 장 마감 뒤 미국에서 나올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한 우려 등을 반영하며 약세 우위를 나타낼 전망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창립기념사도 물가에 대한 대응을 강조하며 매파 우려를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국고채 만기와 지표물 교체 등 수급 호재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국고 30년 등 모집 발행 관련 공고가 예정돼 있고, 50년과 10년물 입찰도 예정돼 있어 호재를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간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번달을 끝으로 자산 순매입을 종료하고, 7월 25bp의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9월 빅스텝(50bp)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아 앞으로 본격적인 긴축에 돌입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 소식에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는 7.65bp 상승한 1.4323%을 나타냈다.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3.74bp 오른 2.8031%에, 10년물 금리는 2.50bp 상승한 3.0465%에 거래됐다.

전일 박종석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한은의 빅스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지만 25bp씩 인상이 적절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연말 기준금리 수준을 2.5~2.75%로 보는 시장의 기대가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낮아진 빅스텝 가능성에 채권시장은 안도했지만 매수 심리의 회복과는 거리가 먼 상황이다.

올해 들어 금리 레벨에 기댄 저가 매수 전략은 실패를 거듭했다. 국내 시장참가자들끼리 아무리 컨센서스가 있어도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매도하면 물량 공세 앞에 레벨 분석이 무력해지기 일쑤였고, 시장에서 나름대로 인식한 금리 상단이 무너지는 경험이 반복됐다.

한은이 시장의 연내 기준금리 전망에 대해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해주는 등 단서를 제공하면서 채권시장의 전망이 조금 더 확실한 근거를 갖게 됐지만, 이런 소통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또 한은의 방식이 점도표를 통해 향후 몇 년과 장기적인 기준금리 전망까지 제시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소통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시장과의 소통에 실패하고 180도 뒤바뀐 통화정책에 나선 호주중앙은행(RBA)의 사례를 보면 장기적으로 책임질 수 없는 말을 삼간 한은의 선택이 옳은 측면도 있다.

이런 상황에 더해 인플레이션까지 상방 위험이 큰 상황에서 국고채 금리 상단에 대해 확신하는 것은 섣부른 일일 수 있다. 앞으로 나올 재료 중 가장 신뢰할만한 예측의 근거는 장기적인 전망을 제공하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새로운 점도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날 나오는 이창용 한은 총재의 창립기념사도 또 하나의 단서를 제공할 전망이다.

수급상으로는 강세와 약세 요인이 모두 있다. 이날 22조9천억 원의 국고채 만기가 돌아오고, 국고 2년과 3년, 10년 등 주요 지표물의 교체가 있어 수급 강세요인이다.

다만 오후 5시 기획재정부의 국고채 모집 발행 발표가 있고, 장중에는 국고 50년물 3천억 원 입찰이 있다. 다음주에는 10년물 2조2천억 원의 입찰도 예정돼 있다.

중국에서는 다시 도시 봉쇄 우려가 나왔다. 상하이시의 민항구 등 여러 구들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수 검사를 하기로 했고, 민항구는 검사 당일 지역을 봉쇄식으로 관리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도 발표된다. 중국 CPI는 전년대비 2.3% 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 마감 뒤에는 미국에서 5월 CPI 발표가 예정돼 있다. 미 CPI의 전년 대비 상승률 예상치는 8.3%다.

이 밖에 외신에서는 미국 텍사스주 프리포트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시설에서는 폭발사고로 3주간 시설이 폐쇄될 것이라는 뉴스가 나왔다. 수출의 어려움이 예상돼 미국내 천연가스의 가격이 하락했지만 이번 사고는 결국 글로벌 천연가스 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38.11포인트(1.94%) 하락한 32,272.79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97.95포인트(2.38%) 밀린 4,017.82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32.04포인트(2.75%) 떨어진 11,754.23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전 거래일 1,264.15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2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종가(1,256.90원) 대비 7.45원 오른 셈이다.(금융시장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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