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6일 달러-원 환율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75bp 금리 인상에도 1,280원대 하향 돌파를 시도하며 큰 폭의 갭다운으로 거래를 시작할 전망이다.

최근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을 급격하게 반영한 시장의 기대대로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28년 만에 75bp 금리 인상에 나섰다.

75bp 인상은 1994년 11월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 시절 이후 처음이다.

연준은 지난 3월 25bp 인상으로 금리 인상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이후 지난 5월 50bp 금리 인상에 나서며 적극적인 인플레이션 대응을 강조했다.

이달 FOMC에서도 50bp 인상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최근 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며 인플레이션 정점이 불확실해진 가운데 물가 지표가 당국의 강력한 인플레 대응(strongly committed)을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이 급하게 75bp 인상을 선반영하며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모습을 보였으나 75bp 인상 가능성을 99%가량 반영하면서 예상에 부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여기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다소 비둘기파적인 발언으로 시장 심리를 달래면서 미국 주요 주가지수 등은 오히려 안도 랠리를 나타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인플레 대응 의지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날의 금리 인상 폭은 비정상적으로 큰 것으로 일반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다음 회의에서 50bp 또는 75bp 인상 가능성이 높고 지속적인 인상이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을 앞으로 이런 속도의 금리 인상이 흔치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하면서 오는 7월 회의에서의 75bp 인상 기대가 약화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간밤 20bp 가까이 급락하며 3.2886%로 마감했다.

미 증시도 그동안의 하락세를 되돌리며 반등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0% 상승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46% 올랐다. 나스닥 지수는 2.50% 올랐다.

달러화는 약세로 돌아섰다.

75bp 금리 인상을 소화하며 미 국채금리 하락을 반영한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의 임시회의 소집으로 유로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을 받았다.

달러 인덱스는 간밤 금리 인상 직후 105.8선 가까이 급등했으나 이후 급격히 레벨을 낮추며 104.8선에서 등락 중이다.

유로-달러 환율은 1.04달러대 중반에서 등락했다. ECB 회의 기대에 1.05달러 선을 회복했지만 예상보다 실망스러운 대책과 연준의 75bp 인상에 한때 1.03달러대 중반까지 낙폭을 키우기도 했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FOMC 이후 6.67위안대로 큰 폭 하락했다.

간밤 역외시장에서 달러-원 환율도 1,270원대 후반으로 레벨을 낮췄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278.20원에 최종 호가됐다.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70원)를 고려하면 전일 현물환 종가(1,290.50원) 대비 11.60원 내린 셈이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매로 출발해 비둘기로 끝난 FOMC 안도감을 반영하며 1,270원대 후반으로 갭다운 출발을 시도할 전망이다.

장중 달러화와 위안화 등 주요 통화 움직임을 살피는 가운데 분위기 전환에 따른 수급 동향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포지션 되돌림과 급한 네고물량 등이 나오며 환율의 추가 하락세를 이끌 가능성이 있지만 하단에서의 결제수요가 만만치 않은 모습이다.

미 증시가 반등한 만큼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가격 흐름과 외국인 매매 동향도 중요한 재료다. 이달 들어 순매도로 일관하던 외국인이 매수로 돌아설 수 있을지 살펴야 한다.

한편, 이날 오전 추경호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이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해 FOMC 이후 시장 동향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개장 전 발표될 회의 결과가 추가적인 투자심리 안정을 끌어낼 수 있을지 살펴야 한다.

또한, 이날 새정부의 경제정책방향이 발표되는 가운데 외환시장 선진화 관련 논의의 진척 상황도 확인해야 될 재료다. (금융시장부 기자)

기자회견하는 파월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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