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카드사의 자금조달 환경이 급변하며 회사채(여전채)가 전체 자금 조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대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의 지난 1분기 기준 회사채 조달 비중은 69.7%를 나타냈다.

이는 전년도말 70.4%에 비해 소폭 하락한 것으로 전년 같은 기간 76.2%와 비교하면 6.5%포인트나 낮아진 수준이다.

그간 여전채 발행에 치중해 자금조달에 나섰던 카드사들은 시장금리 급등 추세와 맞물려 투자자 수요가 상대적으로 뒷받침되는 장기 기업어음(CP)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조달 다양화에 나섰다.

여전채 발행이 여의치 않자 상위 신용등급 카드사를 중심으로 장기CP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는 결과적으로 전체 조달에서 CP의 비중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카드사 가운데 여전채 비중을 가장 많이 낮춘 카드사는 우리카드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같은 기간 CP 잔액이 1천50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 1분기 기준으로 1조8천400억원까지 늘렸다.

이에 따라 여전채 비중은 88.3%에서 72.6%로 15.7%포인트 떨어졌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장기CP 비중을 꾸준히 늘렸다.

하나카드도 지난해 1분기 CP잔액이 500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1분기에 1조150억원으로 늘어나며 여전채 비중은 87.3%에서 72.9%로 14.4%포인트 내려앉았다.

삼성카드의 여전채 비중 역시 82.7%에서 70.1%로 12.6%포인트 급락했다.

이 카드사는 지난해 2분기부터 장기CP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CP 잔액을 지난 1분기 기준으로 2조3천억원까지 늘렸다.

지난달 30일에는 1천억원 규모로 장기CP 10년물을 발행하며 초장기물 시장에 새 역사를 썼다.

삼성카드는 "여전채 조달비중을 70%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다"면서 "금리변동에 따른 영향력 축소와 유동성 관리능력 제고 등을 위해 만기 구조를 장기화함으로써 안정적인 조달구조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1위 신한카드의 경우 여전채 조달 비중은 72.8%에서 69.7%로 떨어졌다. CP잔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9천200억원 늘어난 3조9천200억원을 형성하며 비중이 높아진 결과다.

KB국민카드는 83.9%에서 79.0%로 4.9%포인트 하락했고 현대카드는 67.1%에서 67.6%로 소폭 높아졌다.

롯데카드는 60.6%에서 54.1%로 6.5%포인트 하락했다.

당분간 카드사의 장기CP는 늘어나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신한카드의 CP잔액은 지난 19일 기준으로 5조5천100억원까지 증가하며 지난 1분기에 비해 2조원 가까이 늘었고 삼성카드 역시 1조원 가량 늘어난 3조2천200억원을 나타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장기 CP의 대부분은 랩이나 특정금전신탁 등 증권사 채널에서 매입한다"며 "CP의 특성상 할인채 형식이어서 현재의 높은 금리 수준이 수익률로 더 빠르게 반영된다는 점이 여전채에 비해 선호되는 면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CP 등 특정 조달 수단의 급격한 쏠림은 시장 금리의 왜곡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최근 'AA+' 등급 카드채 3년물 조달금리는 4.517%까지 치솟았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여전채 금리가 4%를 훌쩍 넘어가는 시점에서 장기CP의 할인율이 3%대를 형성하는 경우가 있어 시장심리를 자칫 왜곡해서 반영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여전채 시장의 잠재적 수요까지 CP시장으로 일부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면 여전채 금리가 더 왜곡될 여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AA+ 등급 카드채 3년물 조달금리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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