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노요빈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보름 만에 다시 회동했다. 국내 소비자물가 발표와 대내외 금리상승기에서 시장 변동성을 다시 한번 챙긴다는 취지다.

그런데 이전부터 입에 오르내리던 한은의 '국채 단순매입'이 거론되진 않았다. 최근 서울채권시장에서 금리가 내려간 탓으로 풀이되는데, 금리 급등이 재발하면 한국은행은 언제든지 준비한다는 입장이다.

4일 연합인포맥스 채권금리 수익률 추이(화면번호 4512)에 따르면 최종호가 기준으로 국고 3년물 금리는 지난달 23일 이후 16.9bp가 하락했다. 이날도 서울채권시장이 강세로 시작해 개장 초 장내에서 국고 3년 지표물(22-4호) 금리는 6월 10일 이후 처음으로 3.3%대에서 거래되기도 했다.





이러한 국고채 금리 하락은 글로벌 채권 강세가 견인했다. 2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지난달 21일 3.2111%에서 간밤 2.8%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75bp 금리인상)을 선반영한 시장이 이제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를 가격 변수로 고려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여기에 우리나라에서는 외국인의 연속된 국채선물 매수세까지 목격된다. 약 보름 동안 이틀 빼고 계속 순매수다. 이 기간에 5만8천200계약을 사들였다.

시장 상황이 달라지면서 잠잠해진 이슈가 한국은행의 국고채 단순매입이다. 지난달 16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이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할 때만 해도 한은 '단순매입'은 전면에 내걸렸다.

약 보름 만에 경제수장들이 다시 회동했다. 추 부총리와 이 총재 등 경제수장들은 국내외 금리 상승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견지하고, 세부적인 방법론을 꺼내진 않았다.

시장참가자들 사이에서 한은의 국고채 단순매입이 사라지는 것인지 의문을 품는 이유다. 단순매입이 유동성을 흡수하는 금리 인상과 반대되기 때문에, 한은이 좀처럼 활용하기 꺼리는 수단으로 인식돼서다.

다만, 한은은 여전히 단순매입이 살아있는 카드라고 강조했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가 올라가는 부분에 있어서 변동성은 걱정하는 부분"이라며 "시장을 모니터링 중이고, 단순매입은 오픈된 카드로서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날 경제수장들의 회동은 국내 소비자물가 발표 하루 전에 이뤄졌다. 다음 주에는 빅스텝 전망이 한창인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있고, 미국 물가 발표와 G20,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빅 이벤트가 대기하고 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금리 수준이 내려왔기 때문에 한은 빅스텝과 경기둔화에 대한 전망이 관심을 받을 것"이라며 "미국채 금리도 하단에 많이 근접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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