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한종화 기자 = 서울 채권시장에서 연내 최종 기준금리를 두고 애널리스트와 딜러 등 참가자들의 뷰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14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총재가 연말 기준금리로 2.75~3% 예측이 합리적이라고 발언한 이후 기준금리 전망 하단은 2.75%에 맞춰지고 있다.

다수 애널리스트들은 금통위 분석 리포트에서 물가 고점과 경기 우려 등 상황을 감안해 기준금리 상단으로도 2.75%의 전망치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반면 다수 딜러들은 3%의 기준금리 상단을 예상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는 선도금리 수준을 고려한 판단으로, 일각에선 앞서 과도했던 약세장에 대한 학습효과로 보수적인 운용 형태가 나타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애널리스트 "물가ㆍ경기 반환점…하반기 인상사이클 종료"

다수 채권 애널리스트들은 연내 기준금리 고점으로 기존 2.75%의 뷰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추가 인상 시점과 폭은 8월과 4분기 중 각각 25bp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애널리스트들의 뷰가 상대적으로 비둘기파적(도비쉬ㆍ통화완화 선호)으로 나타나는 배경엔 물가와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깔려 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 물가는 6%대를 고점으로 하방 흐름이 예상된다"며 "향후 25bp씩 한두 차례 더 인상하면 기준금리는 중립 수준에 도달한다. 이후부터는 긴축적 통화정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금통위에서 성장률 하향 조정에도 여전히 잠재성장률을 상회하고 있다고 언급했지만 시장은 내년 1%대의 성장도 우려할 것"이라며 "이 경우 올해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빅 스텝(50bp 금리 인상)'을 계기로 기존 2.50%였던 기준금리 상단 뷰를 2.75%로 상향한 곳도 있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물가 안정을 위한 긴축 정책 스탠스는 연말·연초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기존의 2022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인 2.50%를 2.75%로 상향 조정한다"며 "11월 금통위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준금리 인상 속도와 비교해 시장금리가 과도하게 급등한 만큼 인상 사이클과 별개로 시장금리가 빠르게 안정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 결정과 무관하게 시장금리는 금리 인하 없이도 중기적으로 3% 내외까지 하락할 수 있다"며 "장단기 스프레드 역전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일각에선 이르면 내년부터 금리 인하기가 다시 시작될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종금리 눈높이가 3%에서 2.75%로 하향 조정되는 과정은 큰 틀에서 변곡점에 도달한 것"이라며 "동행지수 순환 변동치가 내년 3분기에 저점을 타진하면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부양은 내년 하반기부터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관별 기준금리 컨센서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8852)




◇딜러 "선도금리에 3%대 기준금리 반영…약세장 공포 경계"

시장 참가자 가운데 채권 딜러들의 경우엔 기준금리가 3%의 고점을 찍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연내 남은 세 번의 금통위마다 25bp씩 인상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딜러들의 뷰가 애널리스트보다 더 도비쉬하다는 점에서 현재 분위기는 다소 이례적이라고 평가된다.

딜러들의 판단엔 우리나라 선도금리에 반영된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3%대를 가리키고 있다는 논리가 주로 작용했다고 풀이된다.

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일반적으로는 시장이 하우스 리서치에 비해 훨씬 더 도비쉬한 편"이라며 "현재 시장금리 등 선도금리에 녹아 있는 기준금리가 3% 이상이어서 그렇게 전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과도한 약세장에서 손실이 커진 딜러들이 경계감에 보수적으로 대응하려는 측면도 작지 않다고 분석된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딜러는 "최종 기준금리 2.75%는 물가가 꺾이는 모습이 보여야 하는데 이는 3분기 말에나 확인이 될 것"이라며 "결국 당장은 연내 25bp씩 세 번의 인상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간 유사시마다 시장이 큰 폭 약세를 보인 만큼 시장금리 레벨이 최종 기준금리 2.75%에 맞춰 당장 하향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금통위 빅 스텝 이후에도 강세 기조가 지속했던 만큼 도비쉬한 뷰를 이어가는 분위기도 나타났다.

보험사의 한 채권 딜러는 "다들 기준금리 고점으로 3%를 얘기하고 있어도 시장이 다소 강한 것을 보면 뷰들이 꽤 롱(매수)으로 쏠려 있는 듯하다"며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비해 우려를 너무 과하게 선반영한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 및 기준금리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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