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티빙, 웨이브 제치고 토종 1위 OTT로

KT, OTT 유통망 늘리는 동시에 콘텐츠 제작 집중



티빙x시즌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CJ ENM과 KT가 각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티빙과 시즌을 통합하면서 합산 이용자 수 560만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OTT 서비스가 출범하게 된다.

CJ ENM과 KT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티빙과 시즌의 통합을 최종 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시즌을 품게 되는 통합 티빙은 웨이브를 뛰어넘어 토종 OTT 1위 자리에 단숨에 올라섰다.

티빙 앱을 KT 통신을 이용하는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전략으로 이용자 수 확보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KT는 자체 OTT 사업을 접지만 콘텐츠를 선보일 강력한 유료방송 플랫폼 등을 보유하고 있다.

방송과 함께 티빙이라는 OTT 지원군을 얻어 유통망을 확대하고, 지식재산권(IP) 제작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 티빙, 토종 1위 자리 굳힌다

지금까지 토종 OTT 1위 자리는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연합해 만든 웨이브였다.

티빙은 네이버와의 협업으로 요금제 혜택을 제공하고, 글로벌 OTT와 서비스 동맹을 맺어 사세 확장에 힘썼지만 웨이브의 이용자 수를 따라가지 못했다.

하지만 시즌 합병으로 이용자 수 기준 웨이브를 처음으로 앞서게 됐다.

지난달 기준 시즌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약 150만명이다.

여기에 티빙의 MAU인 402만명을 합하면 450만명 수준의 웨이브 이용자 수를 넘어선다.

티빙이 웨이브와 비교해 열세였던 통신 고객의 잠재적 확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티빙은 이용자가 직접 앱을 설치하는 구조로 SK텔레콤 스마트폰에 기본으로 탑재된 웨이브에 비해 이용자 확보가 어려웠다.

시즌 합병과 더불어 KT 통신을 이용하는 스마트폰에 티빙 앱을 탑재하면서 통신사 고객을 잠재 고객을 편입할 수 있다.

지난 5월 기준 KT에 신규 가입·번호이동·기기 변경을 통해 새로 유입되는 이용자는 약 40만명 수준이다.

최근 티빙은 KT와 '티빙·지니 초이스'를 선보였고 LG유플러스와의 제휴도 예고한 상황이다.



◇ '우영우'로 산뜻한 출발…KT,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몰두

KT는 자체 OTT 사업을 접지만 콘텐츠를 선보일 강력한 유료방송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위성방송 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와 지난해 인수를 완료한 HCN(구 현대HCN)을 합치면 유료 방송 가입자 수는 1천200만명을 넘는다.

KT는 스카이TV 채널인 ENA 성장과 티빙이라는 OTT 지원군으로 유통망을 확대하고, 지식재산권(IP) 제작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3월 출범한 KT스튜디오지니는 산하에 웹툰·웹소설 IP를 보유한 스토리위즈, 콘텐츠 제작사인 미디어지니(구 현대미디어), 음원 플랫폼과 밀리의서재를 운영하는 지니뮤직 등 콘텐츠 제작사(CP)들이 대거 포진해있다.

KT스튜디오지니는 콘텐츠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중간지주사 격인 컨트롤타워다.

올해 5월 '구필수는 없다'로 오리지널 드라마 제작에 뛰어든 스튜디오지니는 데뷔 두 달만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제작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우영우는 스카이TV 채널 ENA에 방영된 이후 4회만에 시청률 5.47%을 기록했다.

1회 방영 당시 0.948%였던 가구 시청률이 방영 2주만에 5배 이상으로 급등했다.

글로벌OTT 넷플릭스에서도 지난 4~10일 190여개국에서 가장 많이 본 비영어권 TV시리즈 1위에 올랐다.

KT스튜디오지니는 우영우 이후에도 내년까지 총 24개 오리지널 IP 라인업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10여편의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을 추가로 준비 중으로 이미 일부 작품은 해외 선판매가 완료된 상태다.

시즌을 티빙에 편입하면서 마테킹 비용을 줄여 콘텐츠 투자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됐다.



◇ '적과의 동침' 택하는 OTT 업계

최근 OTT 업계는 시장 정체와 출혈 경쟁에 따른 비용 부담을 절감하기 위해 '적과의 동침'을 선택하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넷플릭스를 포함해 티빙과 웨이브, 시즌, 왓챠 등 주요 OTT의 모바일 사용자 수 모두 두릿수대로 감소했다.

지난해 코로나19 국면에서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OTT 플랫폼들은 최근 상황을 고려해 마케팅 비용 지출보다는 경쟁사와의 협력을 새로운 전략으로 삼고 있다.

티빙이 파라마운트+와 제휴하고 시즌과 합병을 선택한 것도 이 같은 영향이 크다.

앞서 글로벌 OTT 파라마운트+는 한국에 진출하면서 독자 플랫폼을 구축하지 않고 티빙과 손을 잡았다.

디즈니+와 애플TV+ 등이 한국 콘텐츠 부족으로 부진한 성적을 거두자 경쟁 플랫폼과의 협력을 택한 것이다.

OTT 간 통합은 콘텐츠 투자와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KT는 시즌을 티빙에 합병시키면서 줄어든 마케팅 예산을 콘텐츠 확보에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뿐더러 TV 채널 ENA, IPTV인 올레tv뿐 아니라 CJ ENM의 TV 채널 tvN, 티빙 등 콘텐츠 유통 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KT가 시즌에 투자를 늘리기보다는 티빙과 CJ ENM의 tvN 등의 채널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본다"며 "당분간 OTT 간 협력 구조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jwchoi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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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6시 3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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