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달러화 초강세와 엔화 초약세 현상이 지속되면서 환테크에 관심을 두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환율 변수에만 의존한 투자는 위험하다고 조언한다.

◇연고점 갈아치운 달러…"과대평가 가능성"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엔화 예금 잔액은 6월 말 기준 55억3천만달러로 반년 만에 2억8천만달러(5.3%) 늘었다. 반면 달러 예금 잔액은 736억1천만달러로 같은 기간 93억5천만달러(11.3%) 줄었다.

글로벌 환시 변동성이 극대화하면서 환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24년 만에 최저점을 찍은 엔화를 사 모으고, 최고점을 찍은 달러화는 차익시현을 하는 움직임도 있다. 강달러·엔저 현상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지지부진한 주가에 실망감을 느낀 투자자들은 환테크에 눈길을 돌리며 투자시점을 재는 분위기다.

연합인포맥스가 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시장·투자상품 관련 전문가들을 서면 인터뷰한 결과, 전문가들은 환율 변수에만 의존한 투자는 장기적으로 좋은 투자가 아니라고 경계한다. 정확한 환율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작년과 올해 주요 기관이 내놓은 환율 예측은 대다수 전망을 벗어났다.

지금은 환테크에 관심을 가질 때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모두의 관심이 집중된 대상은 과대평가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전일 달러-원 환율은 장중 금융위기 이후 최고점인 1,350원대 선을 넘기며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백석현 신한은행 S&T센터 수석매니저는 "가격이 이미 오른 자산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위험 요소를 내포한다"며 "달러화가 당장 내릴 것으로 예상하진 않지만, 달러화에 투자하고 싶다면 모두의 관심이 사라졌을 때가 투자 적기"라고 말했다.

◇달러예금보단 달러채권…"환테크는 헤지 수단"

환테크를 한다면 본인이 목표로 하는 적정 수익률을 기준으로 투자할 것을 강조했다. 본인이 생각하는 환율보다 하락했다면 분할 매수하고, 상승했다면 분할 매도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방식이다.

외화 예금보다는 외화표시 자산에 관심을 가지는 투자방법을 추천하기도 했다. 예컨대 달러화 채권이나 주식에 투자해 자산 간 상관관계를 낮추는 방법이다. 엔화 약세를 활용한다면 일본 주식시장에 상장된 미국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접근도 유효하다.

김예은 하나은행 투자손님지원부 과장은 "환테크는 주식시장과 같은 운용수익률을 기대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전략수단으로 삼기보다는 위험을 분산하는 헤지수단으로 접근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엔화보단 달러화에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정된 만큼 달러-엔 환율이 140엔대 위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글로벌 국제금융시장에서도 엔캐리 트레이드가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달러자산을 매수하고 엔화자산을 파는 거래를 추천했다.

김현섭 KB국민은행 한남PB센터장은 "달러화는 세계 경제가 불안할 때 강세가 되는 경향이 있어 경기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는 좋은 도구"라며 "엔화는 금리나 경기 측면에서 구조적으로 약세에 진입했다는 전망이 많다"고 바라봤다.

환리스크를 헤지하는 전략으로는 투자 포트폴리오에 환리스크와 반대되는 자산을 보유하는 방식을 추천했다. 달러화 상승을 기대하고 달러예금을 보유하고 있다면, 달러-원이 하락할 때 가치가 상승하는 항공주나 여행주 등을 매수하는 방식이다.

박대봉 NH농협은행 외환사업부 FX딜링팀 팀장은 "환투자에서 지양할 점은 환율의 단기추이에 따라 잦은 매매를 반복하는 것"이라며 "뉴스나 실수요에 따라 환율에 일시적인 쏠림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시장 분위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보 국내외 경제 펀더멘탈에 주목해 장기적인 투자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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