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국내 주식시장이 글로벌 긴축 여파에 따른 충격을 선방하면서 달러-원 환율의 상승 일변도 심리에 제동을 걸지 주목된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 증시와 비교해 코스피가 약세 폭이 제한되면서 연고점을 한 차례 경신한 달러-원에도 고점 인식을 강화하는 재료가 될 가능성이 나온다.

1일 연합인포맥스 세계주가지수(화면번호 6511번)에 따르면 8월 중순 이후 전일까지 우리나라 코스피는 2.21% 내린 2,472.0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국 다우지수는 6.67%, 나스닥 지수는 9.43% 급락했다. 독일과 프랑스는 각각 6.97%와 6.54% 내렸고,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2.28% 하락 폭을 기록했다.

원화 자산시장에 속하는 달러-원 환율이 연고점을 뚫고 급등한 것과 비교해 코스피는 글로벌 약세장에 견조한 모습을 유지했다. 환율은 해당 기간 달러화 대비 2.63% 절하돼 13년 4개월 만에 1,350원대를 돌파해 강한 상승 압력을 받았다.

다만 전일에는 달러-원이 상승 불안 속에서도 심리적 마지노선인 1,350원 선을 경계로 장중 반락하는 흐름이 관찰됐다. 장 초반 몰려든 결제 수요에도 역외 매수세가 매도로 전환하면서 레벨을 끌어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인이 코스피 순매수로 돌아오면서 커스터디성 매도 물량도 출회한 점도 달러-원 하락에 힘을 더했다.

종가 기준으로 연고점인 1,350원 선 부근에서 레벨 되돌림 압력이 한 차례 확인되면서 국내 증시 호조에 따른 환시 영향력이 계속될지 관심이 쏠린다.

실제로 외국인은 지난달 코스피에서 3조6천억 원 남짓 순매수를 나타냈다. 지난 7월 2조3천억 원보다 매수 규모는 더 커졌다.

기술적 분석을 이용한 차트를 봐도, 코스피는 뉴욕 증시보다 가격 지지선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 확인된다. 지난달 중순 이후 코스피는 하락에도 50일 이동평균선이 지지력을 형성했는데, 나스닥 지수는 이평선을 뚫고 급락했다.

코스피 일별 차트와(좌) 나스닥 일별 차트(우) 이동평균선




시장 참가자들은 이처럼 코스피가 약세장에서 선방한다면 달러-원 환율에 상단 저항력을 형성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국내 위험자산 호조가 이어진다면 경기 둔화에 대한 리스크오프 영향력은 제한될 수 있다.

은행의 한 딜러는 "현재는 뉴욕장이 하락하는 데도 국내 증시가 호조를 보이는 디커플링 상황이 달러-원 환율의 상단을 제한하는 것 같다"며 "코스피는 20일과 60일 이평선이 각각 상단과 하단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논팜 지표 발표 이전까지 당국이 주의 깊게 보고 있는 1,350원대 이상으로 가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전일 국내 증시는 외국인이 새로 순매수로 들어오면서 환율 움직임도 무거웠던 것 같다"며 "미 주가가 하락했음에도 코스피가 반등해서 글로벌 자산배분 조정이 어떻게 이뤄질지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신흥국 시장에서 자금이 많이 빠졌다"며 "그 자금이 중국으로 가긴 애매해 우리나라에도 일부 들어온다면 안정시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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