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충격 FX스와프포인트 재현…시장 불안은 제한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한종화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통화 긴축의 고삐를 죄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달러 조달 어려움이 가중하고 있다.

다만 국내 FX(외환) 스와프나 통화스와프(CRS) 시장에 위기급 혼란은 재현되지 않고 있어 개시증거금(IM) 제도와 같은 거래 안정성 장치가 효과를 발휘할지 주목된다.

21일 외화자금시장에 따르면 전일 1년 만기인 FX 스와프포인트는 전 거래일보다 0.60원 내린 마이너스(-) 22.80원에 거래됐다. 지난 2020년 3월 19일(-27.00원) 이후 가장 낮다. 당시에는 코로나 충격에 따른 달러 유동성 부족 문제가 극심한 때였다.

최근에는 연준의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75bp 금리 인상) 전망이 현실화하며 국내 달러 조달 여건은 또다시 악화했다. 시장에서는 이달 FOMC에서 100bp 인상도 반영하는 등 긴축 우려를 심화했다.

1년물 FX스와프포인트가 코로나 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달러화 조달에 부담이 커졌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과거 위기 상황과는 달리 차분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특히 개시증거금(IM) 제도와 같은 거래상대방 위험을 축소하는 안전장치가 마련된 점도 시장 안정에 도움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개시증거금은 거래 상대방의 결제 불이행이 발생할 경우 해당 거래가 청산하는 과정에서 노출되는 가격변동 리스크까지 거래 체결과 동시에 교환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금융감독원이 작년 9월부터 비청산 장외파생상품 잔액이 70조 원 이상인 금융회사들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했다. 이후 올해 9월부터는 잔액이 10조 원 이상 금융회사도 제도 대상에 포함됐다.

과거 시장에 위기감이 확산하면 외국계은행 등은 거래 상대방을 소위 '배드 네임'으로 분류해 거래하지 않는 거래 상대방 리스크가 부각된 바 있다.

시중은행의 한 스와프 딜러는 "예전에는 달러-원이 1,300원을 넘거나, 9월 말 등 분기말은 전통적으로 시장 상황이 안 좋았다"면서도 "지금은 IM 제도로 상대방과 신규 거래할 때 그에 상당하는 담보를 더 쌓기 때문에 별로 리스크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1,400원 위협하는 환율 레벨에도 불구하고 IM 도입 이후로는 외국계가 라인을 닫거나 하는 일은 줄어들었다"며 "시장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외국계 은행의 한 스와프 딜러는 "IM 제도로 배드네임이 다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며 "롱웨이(wrong way) 리스크가 있을 수 있고, 담보 사용률에 따라 이해관계 등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IM이 없었을 때보다는 상황이 나아졌다"며 "획기적으로 유동성이 좋아졌다는 느낌까지 들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작년 위기 상황 때 증권사의 주가 급락에 따른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입 요구) 수요가 발생하지 않은 점도 차별점으로 꼽힌다.

다른 시중은행의 한 스와프 딜러는 "지금 스와프 계약에 IM과 VM 다 박혀있다"며 "지금은 은행들끼리 라인이 줄어드는 분위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컨트리 리스크가 반영된다면 외국계가 로컬에 마진이나 증거금을 무시하고 거래를 막을 텐데, 과거 신용위기나 코로나 초기 때와는 다르다"고 덧붙였다.

다만 달러 유동성 리스크가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산한다면 IM 제도만으로 계약을 유지할 수 없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만약 금융시장에 시스템 리스크가 찾아오고 자금이 급하게 빠지는 상황이라면 IM 제도만으로 다 커버할 수 없겠지만, 은행에서 배드네임을 두게 되는 건 익스포저가 너무 많아지는 걸 관리하기 위한 차원에서 사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각 금융사 내부 리스크관리 정책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IM 제도로 신용등급 부담을 완화하는 등의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1년물 FX스와프레이트 추이(지난 2020년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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