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국고채 금리가 오전 중 급등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고강도 긴축에 따른 대외 채권 약세 동향을 따라갔다. 매수가 매우 한산해 거래까지 정체되는 모습이다.

23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오전 11시 7분 현재 전 거래일 민간평가사 금리보다 16.6bp 오른 4.276%에, 10년물 금리는 20.3bp 상승한 4.208%에 거래됐다.

3년 국채선물(KTB)은 46틱 내린 101.59를 나타냈다. 외국인이 4천138계약 순매수했고 증권이 4천108계약 순매도했다.

10년 국채선물(LKTB)은 163틱 하락한 106.17에 거래됐다. 외국인이 468계약 샀고 증권이 1천78계약 팔았다.

◇ 오후 전망
시장참가자들은 외국인의 선물 매수가 꺾이는지 살펴야 한다고 진단했다. 장 후반 변동성에도 주의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채권을 살만하고 생각한 레벨을 몇 차례나 뛰어넘으면서 손실이 발생했다"며 "거래가 부진한 것을 보면 의욕이 상당히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도 외국인이 오후 들어서면서 포지션이 달라졌기에 추이를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은행의 채권 운용역은 "호주 등 우리나라와 여건이 비슷한 곳에 맞춰가면서도 금리가 위로 더 올라간다는 불안감이 상당하다"며 "아직도 남은 손절이 있는지 판단해야 해서 장 후반까지 경계감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 장중 동향
국고채 금리는 3년 지표물인 22-4호를 기준으로 전 거래일 민간평가사 금리보다 7.0bp 오른 4.180%로, 국고채 10년 지표물인 22-5호는 8.3bp 상승한 4.088%로 거래를 시작했다.

간밤 미국 국채 2년물은 8.66bp 오른 4.1265%, 10년물은 18.39bp 상승한 3.7148%에 거래됐다. 잉글랜드은행(BOE)과 스위스·노르웨이 중앙은행 등이 급격히 금리를 올리면서 글로벌 채권 약세가 이어졌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3% 하락했다. 1년 1개월 만에 하락했지만, 다음달 한은 금통위에서 빅스텝이 단행될 것이라는 예상에 관심도가 떨어졌다.

개장 때 급등한 국고채 금리는 시장 활력이 떨어지면서 눈치 보기 장세에 진입했다. 호주 금리와 외국인 매매 등을 주시하며 조금씩 상승폭을 높이는 모양새다. 당국의 개입 기대까지 약해져 지지선 형성이 어려운 것으로 진단된다.

외국인이 장단기 국채선물을 순매수 중이지만, 추종하는 로컬 시장참가자들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기준금리 고점에 대한 컨센서스가 형성되지 않아 불안감이 높은 것으로 풀이됐다.

호주 국채 금리는 오전 중 20bp 넘게 급등했다.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소폭 하락해 1,408원 부근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정치권의 움직임도 바빠지는 상태다. 여당은 "한미 금리 역전에 따른 외국 자금의 이탈을 최소화하고, 고환율에 따른 수출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맞춤형 대책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했다. 야당은 금리인상에 따른 가계 부담이 커진다면서 환율 상승은 구두개입만으로 안된다고 지적했다.

3년 국채선물은 6만1천786계약 거래됐고, 미결제약정은 7천262계약 증가했다.

10년 국채선물은 2만2천801계약 거래됐고, 미결제약정은 549계약 늘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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