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주말을 앞두고 강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한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영국 정부가 감세안을 철회할 수도 있다는 기대가 고개를 들었지만, 파운드화의 추가 반등은 제한됐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30일 오전 9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44.531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44.441엔보다 0.090엔(0.06%)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0.97540달러에 움직여,전장 가격인 0.98009달러보다 0.00469달러(0.48%)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40.98엔을 기록, 전장 141.56엔보다 0.58엔(0.41%)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12.140보다 0.30% 상승한 112.473을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가 이틀 연속 하락한 뒤 주말을 앞두고 반등세로 가닥을 잡았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연준이 선호하는 PCE 가격지수가 또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등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좀처럼 꺾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8월 근원 PCE 가격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올랐다. 이는 전월치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4.7% 상승을 모두 웃돈다. 근원 PCE 가격 지수는 전월 대비로는 0.6% 올라 전달 기록한 상승률 제로(0.0%)에서 크게 반등했다. WSJ 예상치인 0.5% 상승도 웃돈다.

영국 파운드화는 추가 반등이 막혔다. 영국 정부의 감세안 철회가 가시화되지 않고 있어서다.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와 쿼지 콰텡 재무장관은 이날 영국의 독립 통화정책 감독기구와 만날 예정이다. 영국 경제에 대한 재정 전망을 발표하는 예산책임청(OBR)은 오는 10월 7일까지 보고서 초안을 작성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며 이는 콰텡 장관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파운드화는 0.08% 하락한 1.10694달러에 거래됐다.

유로화는 거센 인플레이션 압력에도 약세를 보였다. 유럽중앙은행(ECB)가 연준보다 통화정책적으로 대응할 여력이 없을 것으로 진단되면서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9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10%(속보치) 뛰었다. 이는 1997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를 또 갈아치운 것이자, 첫 두 자릿수 상승률이다. 이로써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1월 이래 올해 9월까지 11개월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고공행진을 거듭한 물가 압력에 ECB도 다음달 27일로 예정된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자이언트 스텝'에 해당하는 75bp 인상할 것으로 점쳐졌다. 이에 앞서 ECB는 지난 7월 11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한 데 이어 지난 8일에는 75bp나 기준금리를 올려잡았다.

엔화도 좀처럼 약세 흐름을 돌려세우지 못했다. 일본은행(BOJ) 등 외환 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은 여전하지만 달러화 강세가 워낙 기조적으로 진행되고 있어서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의 매파적인 발언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캐리 통화인 엔화 약세를 부추겼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전날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있어 성실해야 한다"면서 "여전히 연방기금금리는 제약적인 수준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긴급 국채 매입에 연준도 태세 전환(피벗)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의 기대를 일축한 것으로 풀이됐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전날 연준이 그동안 긴축정책 노선을 분명하게 밝혀왔다며, 외국 중앙은행에 놀랄만한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불러드 총재는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을 고려할 때 금리 인상을 지속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바클레이즈의 전략가인 가도타 신이치로는 "(일본 외환 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은 분명히 존재하며 달러-엔환율을 압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나 결국 개입, 특히 일방적 개입은 시장의 방향성을 바꾸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로 연준과 BOJ 간의 통화정책 차별화라는 근본적인 요인이 궁극적으로 달러-엔 환율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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