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주말을 앞두고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분기말 요인이 가세했기 때문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영국 파운드화는 약진했다. 영국 정부가 감세안을 철회할 수도 있다는 기대가 일면서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30일 오전 9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44.728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44.441엔보다 0.287엔(0.20%)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0.98010달러에 움직여,전장 가격인 0.98009달러보다 0.00001달러(0.00%)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41.83엔을 기록, 전장 141.56엔보다 0.27엔(0.19%)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12.140보다 0.01% 상승한 112.155를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는 주간 단위로는 0.75% 하락하고 월간 단위로는 3.18% 상승했다. 분기 단위로는 7.10%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달러 인덱스 일봉 차트:인포맥스 제공>
달러 인덱스가 이틀 연속 하락한 뒤 분기말과 월말 주말을 앞두고 강보합권에서 마감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달러화 강세 요인이 여전했지만 분기말을 앞두고 포지션 조정 및 차익 실현 움직임이 강화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연준이 선호하는 PCE 가격지수는 또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등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좀처럼 꺾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8월 근원 PCE 가격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올랐다. 이는 전월치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4.7% 상승을 모두 웃돈다. 근원 PCE 가격 지수는 전월 대비로는 0.6% 올라 전달 기록한 상승률 제로(0.0%)에서 크게 반등했다. WSJ 예상치인 0.5% 상승도 웃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관계자들의 매파적인 발언은 주말까지 이어졌다.

연준 서열 2위인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미국과 해외에서 매우 높으며,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충격의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연준과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주최한 리서치 컨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로 돌아가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려면 통화정책이 한동안 긴축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현 시점에서 인플레이션이 악화될 위험이 더 크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연은 총재는 이날 버지니아주 프린스윌리엄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조금 내릴 것"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 하락이 즉각적이거나, 예측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인플레이션이 높고, 완고하게 유지됐기 때문에 금리 인상을 위해 빨리 움직인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인플레이션을 낮추는)일을 완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약진했다. 영국 정부의 감세안이 철회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점쳐지면서다.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와 쿼지 콰텡 재무장관은 이날 영국의 독립 통화정책 감독기구와 만날 예정이다. 영국 경제에 대한 재정 전망을 발표하는 예산책임청(OBR)은 오는 10월 7일까지 보고서 초안을 작성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며 이는 콰텡 장관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파운드화는 0.81% 상승한 1.11676달러에 거래됐다.

유로화도 전날 수준에서 선방했다. 유로존의 인플레이션 압력도 거세지면서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9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10%(속보치) 뛰었다. 이는 1997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를 또 갈아치운 것이자, 첫 두 자릿수 상승률이다. 이로써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1월 이래 올해 9월까지 11개월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고공행진을 거듭한 물가 압력에 유럽중앙은행(ECB)도 다음달 27일로 예정된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자이언트 스텝'에 해당하는 75bp 인상할 것으로 점쳐졌다. 이에 앞서 ECB는 지난 7월 11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한 데 이어 지난 8일에는 75bp나 기준금리를 올려잡았다.

엔화는 좀처럼 약세 흐름을 돌려세우지 못했다. 일본은행(BOJ) 등 외환 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은 여전하지만, 달러화 강세가 워낙 기조적으로 진행되고 있어서다.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전날 종가 대비 3bp 이상 오른 3.820%에 호가하는 등 약세를 보인 것도 엔화 약세를 부추겼다. 일본국채(JGB) 수익률과 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 캐리 수요를 자극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포렉스라이브의 분석가인 아담 버튼은 "오늘 인플레이션 지표가 다시 한번 더 올라 놀라웠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는 미국채 수익률 상승세와 달러화 강세를 계속 부추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분기 마지막 날에 투자자들이 포지션의 균형을 잡거나 차익을 실현하는 데 따라 펀더멘털 요인은 종종 뒷전이 된다"고 덧붙였다.

L맥스의 전략가인 조엘 크루거는 "이번 주 후반에 달러화가 매물로 일부 출회되고 있지만 실제 정점을 찍었다는 신호라기 보다는 정상으로 다시 뜀박질하기 직전에 약간의 차익을 실현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바클레이즈의 전략가인 가도타 신이치로는 "(일본 외환 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은 분명히 존재하며 달러-엔 환율을 압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나 결국 개입, 특히 일방적 개입은 시장의 방향성을 바꾸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로 연준과 BOJ 간의 통화정책 차별화라는 근본적인 요인이 궁극적으로 달러-엔 환율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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