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이규선 기자 = 서울 외환시장의 외환딜러들은 10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장 예상에 부합한 수준이었다고 12일 평가했다.

빅스텝(50bp) 금리 인상 결정을 비롯해 달러-원 환율에 관한 이창용 한은 총재 언급은 이전과 같은 원론적 수준으로 해석했다. 금통위 기자간담회 도중 낮 12시경에 환율이 급락한 순간에는 환시 포지션 조정과 당국으로 추정되는 개입 물량이 겹친 것으로 진단했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0%로 50bp 인상했다. 지난 7월 사상 첫 빅스텝을 밟은 이후 3개월 만이다.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한 배경과 관련해 높은 환율 상승으로 물가의 추가 상승 압력과 외환 부문에서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다는 점을 들며 대응 강도를 높일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러한 금통위 결정은 시장 예상에 부합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창용 한은 총재의 고환율이 글로벌 강달러 현상의 연장선이라는 언급 등도 이전과 다르지 않은 시각이라고 전했다.

이 총재는 환율과 관련해 "지금 전 세계 환율 변동을 크게 좌우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강달러에 대한 예상"이라며 "조만간 미국이 금리 올리는 것을 스탑하면 많이 바뀔 수 있는 가능성도 있어서 변동성이 굉장히 크다"고 설명했다.

A은행의 한 딜러는 "금통위 빅스텝의 시장 영향은 없었고, 한은 총재 멘트에 따른 장중 변동성 역시 크지 않았다"며 "아시아 장에서 달러-원 환율만 내리고 있어, 당국의 의지가 아니라면 더 하락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B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원 스팟에 금통위 영향은 이전부터 적었다"며 "금통위가 50bp 금리를 올렸지만, 연준을 겨우 쫓아가는 수준이다. 미국이 세 걸음 달려가면, 이제 한 걸음 따라가는 등 원화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하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정오를 전후로 금통위 중간에 달러-원은 빠르게 하락했다. 장중 1,430원 초·중반대에 머물던 환율은 1,430원 아래로 속락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조정)으로 추정되는 물량과 롱스탑, 마 플레이 손절 등이 겹치면서 레벨 조정을 만든 것으로 예상했다.

C은행의 한 딜러는 "금통위 빅스텝 결정은 영향이 크지 않았던 것 같다"며 "한은 총재 멘트도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간담회 중에도 수급이 얇아져 롱스탑 물량과 당국으로 추정되는 스무딩도 조금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D증권사의 한 딜러는 "달러-원이 급하게 내린 것은 당국의 개입이 있다고 추정된다"며 "이전 금통위 때도 금통위 금리 인상과 연계해서 달러-원을 내리려는 시도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비드가 얇아서 당국 개입에 크게 내렸던 것 같고, 이후 달러-위안이 내린 점도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해외투자에 미치는 환율 영향과 관련한 총재 발언은 다소 주목을 받았다. 이 총재는 해외투자 실익이 환율 정상화를 고려할 때 크지 않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총재는 "환율이 1~2년 뒤에 정상화됐을 때를 생각하지 않고 투자를 잘못한다면 상투를 잡을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우리나라 금리가 0%로, 자산에 투자했을 때 1~2% (수익률의) 자산밖에 없기에 해외에 투자하는 일이 합리적일 수 있었다"며 "지금 (고금리) 상태에서는 환율이 더 올라서 내가 이익을 얻을 것인지 아니면 국내로 들어와 5~6%에 묶어 놓는 게 목표수익률에 맞을지"라고 덧붙여, 환율 변동 상황을 고려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증권사의 한 딜러는 "물가와 환율 관련한 코멘트 자체는 원론적이었다"며 "달러-원이 정오를 기점으로 픽싱 매도 물량이 나와 급락한 것으로 보인다. 때마침 총재가 해외투자 관련한 환율 정상화를 언급해 하방 압력에 힘을 실은 것 같다"고 말했다.

기자간담회 하는 이창용 총재
(서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2022.10.12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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