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서비스 재개를 앞두고 전·현직 경영진 간 법정 소송으로 진통을 겪었던 사회관계망(SNS) 플랫폼 싸이월드가 현 경영진의 승리로 잡음을 일단락지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제40민사부는 지난주 베타랩스(전 경영진)가 싸이월드제트(공식 운영사)를 상대로 낸 '암호화폐 발행 등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싸이월드제트 측의 손을 들어줬다.

베타랩스 측은 지난해 3월 싸이월드제트가 양사 간 체결한 양해각서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싸이월드 측의 계약 해제 통지에 대해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50부는 계약 해제가 적법했다는 이유로 가처분 기각 결정을 내렸고, 베타랩스 측은 "1심에서 양해각서의 효력을 따지지 않았다"는 주장을 계속해왔다.

하지만 항고심에서 서울고등법원은 합의서에 따른 계약 해제는 적법하며 양해각서에 대해서도 효력을 따진 판결이라고 판단했다.


◇ 브랜드 사용 두고 이어진 갈등…코인시세 조작 의혹까지 번져
올해 1월 싸이월드의 공식 운영사인 싸이월드제트는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공표 등의 혐의로 베타랩스의 김호광 대표를 경찰에 고소했다.

김 대표가 운영하는 베타랩스가 '싸이월드' 브랜드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이유에서다.

김 대표는 싸이월드제트의 전 각자 대표를 맡았던 인물이다.

지난해 각자 대표에서 물러난 김 대표는 싸이월드 재오픈 소식과 맞물려 자신의 별도 회사인 베타랩스를 '싸이월드랩스'로, 싸이월드 재단으로 알려진 MCI재단의 한국법인 위플레이를 '싸이월드W'로 변경하고, 개인회사 '싸이월드B'도 신설했다.

싸이월드제트 측은 김 대표가 이전 각자대표를 맡았던 만큼 싸이월드랩스 등 회사를 싸이월드로 오인할 수 있다고 판단, 지난해 8월부터 싸이월드 브랜드를 임의로 사용하지 말 것을 거듭 요청했다.

싸이월드랩스는 지난해 12월이 되어서야 사명을 다시 베타랩스로 변경했다.

싸이월드제트와 베타랩스 간 갈등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코인시세 조작 등 의혹성 주장들이 불거지면서 양측의 갈등은 더욱 고조됐고, 시장에서는 싸이월드에 대한 이미지 타격으로 이어졌다.

싸이월드제트 측은 김 대표가 '싸이클럽' 코인 시세를 조작한 정황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6월 싸이월드제트는 MCI재단과 블록체인 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고, 빗썸에서 거래되고 있는 MCI코인의 이름을 '싸이클럽(CYCLUB)'으로 변경했다.

싸이월드제트는 김 대표가 특정 작가의 예술품을 옥션에 출품시키고, 지인 투자자가 싸이클럽을 통해 예술품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코인 가격을 단기간에 급등시켰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11월 초 40원대였던 싸이클럽 가격은 NFT 관련 소식이 전해진 뒤 불과 보름 만에 400원대까지 치솟은 바 있다.

현재 싸이월드제트 측에서 싸이클럽과의 연계성을 부인하면서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은 싸이클럽을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해둔 상태다.

싸이월드제트 측은 "사기적 부당 거래에 대해 수사기관 고발 등을 진행할 방침"이라며 "이번 2심 판결로 싸이클럽에 대한 불법성이 입증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베타랩스 측은 "우리가 제기한 업무방해 가처분은 싸이클럽 프로젝트가 소급해서 효력이 상실하는지 여부를 가리는 소송이 아니었고, 이 부분이 쟁점이 되어 소송에서 다투어지지 않았다"면서 "싸이클럽 프로젝트의 효력이 상실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베타랩스와 싸이월드제트 양측은 분쟁으로 계약이 해제된다고 하더라도 약속된 토큰이 모두 지급된 싸이클럽 프로젝트는 효력을 상실하지 아니한다는 조항을 명확히 규정했다"며 "이미 약속된 토큰이 모두 지급된 싸이클럽 프로젝트는 계속 효력을 가지는 것이며 이 부분에 대해 별도의 소송도 제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2심 판결로 갈등 마무리 수순…서비스 정상화 박차
업계에서는 싸이월드제트의 2심 판결 승리로 싸이월드 플랫폼을 활용한 암호화폐 '도토리'와 SNS 및 메타버스에 동시 적용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경영진 간 법정 공방으로 서비스 오픈에 차질을 빚은 만큼 싸이월드 사진·다이어리 복구와 메타버스 사업이 정상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싸이월드는 메타버스 플랫폼 '싸이타운'을 운영 중이다.

싸이타운은 한글과 컴퓨터가 구축한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에 토종 소셜미디어 싸이월드를 연동한 서비스다.

2000년대 초반 회원 수가 3천200만명에 달했던 싸이월드가 재오픈하면서 메타버스 플랫폼도 흥행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감이 여전하다.

지난달 한컴과 싸이월드제트는 싸이타운에 이용자 간 토론을 할 수 있는 공간인 '싸이아고라' 서비스를 시작했다.

싸이아고라는 이용자들이 메타버스 공간에서 사회의 크고 작은 이슈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게시하고 찬반 투표도 할 수 있는 곳이다.

아고라에서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병역 특례 적용 여부 등 찬반 토론이 진행돼 3만명에 가까운 투표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달 완료를 목표로 '싸이월드 다이어리' 11억 개에 대한 복구 작업을 진행했다.

현재 복구 기간이 다소 연장되고 있지만, 올해 중 모든 업로드를 마칠 계획이다.

싸이월드제트 측은 "상대방이 가처분 소송을 1심과 2심으로 끌어가는 동안, 법원의 판단으로 당사의 계약해지가 적법했음이 더 확실하게 확인됐다"며 "시장의 혼란을 야기한 리스크가 해소되고 있으며 향후 메타버스, 블록체인 서비스로 싸이월드 명성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jwchoi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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