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손지현 기자 = 자금시장 혼란과 최고경영자(CEO) 인사철이 맞물리는 가운데,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수장들이 잇따라 해외 투자자들과 만나기 위해 출국했다.

역대급 실적을 기반으로 해외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투자를 독려하고,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하기 위한 행보에 더해 최근 국내 금융시장의 경색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경영 성과와 재무건전성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이날부터 16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싱가포르를 찾아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한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차 방문한 미국에서 IR을 진행한 지 한 달여 만에 다시 글로벌투자자들을 만나는 자리이자, 올해 두번째 싱가포르 방문이다.

조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해외 투자자들을 만나 신한금융의 최근 실적과 주주환원책 등 경영 성과에 대해 공유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은 올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4조3천154억의 순익을 시현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 3분기에는 KB금융을 제치고 3년 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하기도 했다.

이를 기반으로 신한금융은 적극적인 주가 부양책을 펼치고 있다.

지난 4월과 10월에 각각 1천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실시하는가 하면, 지난해 국내 금융그룹 최초로 분기 배당을 실시한 데 이어 올해부터는 이를 정례화했다.

조 회장 본인 역시 수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

더욱이 미국 등 글로벌 긴축과 금리 인상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 최근 급격한 단기자금시장 경색에 따른 유동성 문제 등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신한금융의 견고함과 미래 성장 가능성을 알려 해외 투자자를 적극 유치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조 회장을 올해 금융지주 회장들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해외 활동에 나서고 있다.

조 회장은 코로나19가 잦아든 지난 5월 영국, 스웨덴, 덴마크 등 유럽 방문을 시작으로 해외 활동을 재개했다.

6월 채용 비리와 관련한 대법원 판결에서 무죄를 확정받아 4년 만에 사법 리스크를 해소한 직후부터는 한두달 간격으로 해외 출장에 나서며 해외 투자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조 회장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3연임에 도전 중인 상황에서 활발한 경영활동을 통해 주주와 투자자들의 마음을 얻으려는 행보로도 보고있다.

특히 주가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올 연말까지 기업가치 올리기에 막판 박차를 가하려는 모습으로 보인다.

현재 신한금융 회추위는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롱리스트 선정 작업을 진행 중으로 내달 초께 조 회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도 14~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B20 서밋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 출장길에 오른지 한 달 만이다.

B20 서밋은 글로벌 재계 협의체 회의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과 함께 진행된다.

윤 회장은 글로벌 주요 투자자들을 만나는 등 해외 IR 일정을 병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은 인도네시아를 동남아시아 지역의 요충지로 보고 주요 계열사를 발 빠르게 진출시키고 있는 등 인도네시아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는 KB금융의 은행, 증권, 손해보험, 카드, 캐피탈, 데이타시스템 등 총 6개 계열사가 진출해 있으며, KB 부코핀은행에는 지난달 7천93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금융지주들은 외국인 주주 비중이 60~70%에 달하는 만큼 이들의 마음을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내년까지 경영환경이 불확실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해외 주주들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왼쪽)과 윤종규 KB금융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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