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KT 그룹은 최고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국내외 회사채 시장에 대표적인 '빅이슈어'로 자리잡고 있다. 11월 말 기준 1년 내 갚아야 하는 차입금 규모가 2조원대를 넘어서지만, 탄탄한 현금성 자산을 바탕으로 상환 능력은 오히려 좋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KT는 장·단기 차입금 확대에도 꾸준한 실적 개선, 이자보상비율 관리 등으로 재무 리스크 운영에 심혈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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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채비율·이자보상비율' 안정성 지표 '굳건'
30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8109)와 금융감독원 공시 등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KT의 부채비율은 약 127.0%로, 과거 5년간 110~120%대를 유지해오고 있다.

부채비율은 상환해야 할 타인자본에 대해 자기자본이 어느정도 준비돼 있는지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안정성 지표다.

일반적으로 100% 이하를 표준비율로 보고 있지만, 일부 산업군에서는 200% 이하 업체를 재무구조가 우량한 기업으로 간주한다.

대표적으로 통신사업은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과 마케팅 비용 등 주기적인 비용 지출이 불가피해 은행 차입과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자본조달을 선호한다.

KT의 부채비율은 130~150%의 부채비율을 보이는 경쟁 통신사들보다 다소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부채비율과 함께 기업의 부채상환 능력을 판단하는 지표인 이자보상비율 또한 꾸준히 개선되는 모습이다.

KT의 이자보상비율은 2020년 450%에서 지난해 640%, 올해 3분기 760%로 증가세를 보였다.


◇ 디지코 전환으로 유동성 확대…차입 상환 능력도 'UP'
올해 3분기 기준 KT의 미상환 차입금 규모는 장·단기를 합쳐 10조3천억원으로 집계된다.

이 중 당장 향후 1년 도래하는 차입 잔액은 2조1천600억원이다.

5G 네트워크 망 구축과 단말기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등 매년 23조원 규모로 집행되는 영업비용 영향이 컸다.

다만,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으로의 전환 이후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한 현금성 자산과 이자보상비율 증대 등은 KT의 상환 능력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KT는 디지코 전환을 선언한 지난 2020년 이후 영업이익은 1조원 초반대에서 1조6천718억원으로 44% 이상 증가했다.

영업이익 증가에 따라 올해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3조950억원 규모로 지난해 말 대비 800억원 가량 늘어난 상태다.

지난 2020년 말 2조6천억원과 비교하면 2년 사이에 무려 5천억원 가량 현금성 자산을 확대한 셈이다.

같은 기간 주식의 가치도 가하면서 자본잉여금 확대에 따라 자기자본 계정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2020년 7조원 수준이던 KT 시가총액은 지난 8월 기준 10조원을 넘어섰다. KT의 시가총액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3년 이후 9년여 만이다.

KT는 안정적인 자금 운용을 최우선으로 현금과 회사채 발행 등 기존 조달 방식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실적 성장을 바탕으로 재무적 안정성까지 고려한 자금 운용을 하고 있다"면서 "차입과 회사채 발행에도 계획적인 자금 지출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 지주형 전환 추진…자회사 투자 유치·IPO는 과제
KT는 튼튼한 재무 구조 속에 향후 기업가치 확대를 위한 지주형 전환을 꾀하고 있다.

지주형 회사가 완성되면 자회사 배당 확대를 통해 자본잉여금을 늘려 유동성을 더욱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지주형 전환의 핵심 키가 될 자회사 기업공개(IPO)와 투자 유치 등은 최근 자본시장 경색 국면에서 일제히 연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KT클라우드와 KT스튜디오지니는 각각 8천억원과 2천억원의 투자 유치에 나선 상황이다.

하지만 금리 인상에 따른 자본시장 경색으로 KT스튜디오지니는 연내로 계획했던 자금 조달 계획을 잠정 연기했다.

KT클라우드도 이달 마무리하기로 했던 상장전지분투자(프리IPO) 본입찰을 12월로 미룬 상태다.

전자책 구독 서비스인 밀리의서재는 이달 초 코스닥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현재 자본시장 상황상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판단하에 이뤄진 결정이다.

KT의 금융 계열사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도 지난 9월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며 연내 상장이 예상됐지만, 현재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다.

여타 인터넷은행들의 주가가 금리 인상 이후 급락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KT는 자회사 투자 유치 및 IPO를 통해 연내 '지주형 회사' 전환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50여개에 가까운 자회사로 인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사업별 기업가치 제고로 투자 환경을 개선한다는 취지에서다.

KT 관계자는 "지주형 전환을 통해 미래 성장성과 재무 구조 개선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다"면서 "대내외 환경을 고려해 사업 재편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jwchoi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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