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김정현 기자 = 산타가 국고채 5년물에만 다녀간 걸까. 실종됐다는 '산타랠리'가 국고채 5년물에만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5년물 금리가 3년물과 10년물 금리 모두를 하회하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27일 연합인포맥스 투자 주체별 거래종합(화면번호 4565)에 따르면 이번달 국고채 지표물 가운데 순매수 규모가 가장 큰 종목은 5년 지표물인 22-8호로 1조6천113억 원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압도적인 규모다. 22-8호를 제외하고 순매수가 가장 큰 종목은 국고 3년 지표물인 22-13호로 1조58억 원에 그쳤다. 그 뒤는 국고 30년 지표물인 22-9호(6천483억 원)가 이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이 5년 구간을 압도적으로 사들이면서 이번 달 국고채 수익률 곡선에서도 5년 구간이 강세를 나타냈다. 최근 경기 침체 우려로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금리가 역전된 상황인데, 5년물 금리는 국고채 수익률 곡선 가운데서도 두드러지게 하락한 것이다.

연합인포맥스 일드커브 분석(화면번호 4000)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국고채 5년물 금리는 3.636%로 나타났다. 3년물(3.663%)은 물론 10년물(3.639%)보다도 레벨이 낮았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5년물 강세가 유독 눈에 띈다. 지난달(11월) 25일에는 3년물 3.644%, 5년물 3.670%를 나타내며 3-5년 구간은 역전되지 않은 상태였다. 같은날 10년물은 3.623%로 5-10년 구간은 역전돼 있었다.

그런데 한 달 만에 3-5년 구간은 역전되면서 플래트닝 흐름을 보였고, 5-10년 구간은 스티프닝 현상이 나타나며 역전이 풀린 것이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통화정책 사이클과 현재 수급 상황을 지목했다. 통화정책 사이클이 막바지에 왔다는 인식과 최종 금리 수준 예측이 쉽지 않다는 불안감이 결합하면서 5년물 강세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종 기준금리가 3.5% 수준일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기 때문에 국고 3년 금리는 이를 하단으로 삼아 더 하락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달리 5년 구간은 기준금리 인상의 정점에 대한 기대보다는 그 이후의 인하 사이클을 예상하고 매수할 수 있는 적절한 만기일 수 있다.

연말 수급 상황이 일시적으로 5년 구간을 아래로 당기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A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22-8호의 경우 발행 물량이 비교적 적어서 마음만 먹으면 강세 견인이 가능하다"면서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수급 상황은 5년 구간에 더 우호적이다.

기획재정부는 전일 공개한 2023년 연간 국고채 발행 계획에서 2~3년의 단기물 발행 비중을 늘리고 5~10년의 중기물 비중을 축소하기로 했다. 5년 구간은 현재 수요가 가장 강한데 공급까지 줄어드는 셈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5년 구간 금리가 3년이나 10년 구간보다 낮아질 정도로 강해졌다"며 "통화긴축이 말기로 들어서면서 완화적인 정책 기대에 5년 구간이 강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고채 수익률 곡선. 실선은 12월 26일자. 점선은 11월 25일자
출처 : 연합인포맥스


jhhan@yna.co.kr
jhkim7@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8시 06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